ADVERTISEMENT

반환지점에서 직진한 코스 안내자 따라간 유명 마라토너 실격

중앙일보

입력

미국 쿼드 시티스 마라톤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미국 쿼드 시티스 마라톤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미국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 선두 그룹 선수들이 경로를 이탈한 ‘코스 안내’ 자원봉사자를 따라달리다가 실격 처리되는 일이 일어났다.

28일(현지시간) 지역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개최된 '2021 쿼드 시티스 마라톤'(Quad Cities Marathon)에서 케냐 출신 유명 마라토너 루크 키벳(38)과 엘리자 사올로(25)가 비공식 경로로 결승선을 통과해 실격됐다.

레이스 중반까지 확실한 선두를 지키던 키벳과 사올로는 방향 전환 지점에서 코스 안내를 맡은 자원봉사자가 자전거를 타고 직진을 하자 그를 따라가다 코스를 벗어났다.

두 선수는 비공식 경로를 거쳐 최종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주최 측은 이들을 실격 처리했다.

대회 총괄 디렉터 조 모레노는 "해당 사거리에는 마라톤 코스 방향 표시가 분명하게 되어있다"며 "자원봉사자 때문에 길을 잃었다는 것은 핑계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회 참가자들은 레이스 전에 코스를 숙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두 엘리트 마라토너는 전날 코스 설명회에도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대회 직후 사올로가 뉴멕시코 산타페에서 마라톤 훈련을 하면서 가족의 미국 내 거주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모금을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정론이 일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자 지난 1년여간 상금 수입을 거둘 수 없었다.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주최 측은 입장을 바꿔 "우리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면서 "사올로와 키벳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줄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두 선수의 실격으로 일리노이주 출신 타일러 펜스(28)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스프링필드 일리노이대학(UIS)의 육상부 코치인 펜스는 본인 최고 기록인 2시간15분 6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상금 3000 달러(약 360만원)를 손에 쥐었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이 대회에서 미국인이 1위를 차지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