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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열선 깔린 10평 방…'백두산호랑이 남매' 두만이 떠난 봉화 온다[영상]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한국 호랑이 부부인 태호.건곤이의 자녀인 무궁이와 태범이. [중앙포토(에버랜드제공)]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한국 호랑이 부부인 태호.건곤이의 자녀인 무궁이와 태범이. [중앙포토(에버랜드제공)]

경북 봉화에 있는 '백두산 호랑이 보존센터'가 에버랜드에서 봉화로 둥지를 옮기는 '호랑이 남매'를 위해 30여㎡(10여평) 방을 각각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새 식구 맞이에 들어갔다.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안에는 '호랑이 숲'이 있다. 축구장 크기의 4배인 3만8000㎡의 드넓은 초원을 갖춘 곳이다. 호랑이들이 자연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산림청이 백두대간 자락에 조성한 숲 형태의 우리다. 현재 우리·한청·한·도 등 4마리의 백두산 호랑이가 살고 있다.

여기에 다음달 중순에는 에버랜드에 사는 호랑이 남매인 태범(수컷)·무궁(암컷)이 합류한다. 지난해 2월 태어난 남매는 다음 달 중순 호랑이 숲으로 둥지를 옮겨 2년여간 생활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호랑이 숲에 가면 축구장 7배 크기의 넓은 곳에서 뛰노는 호랑이 한청과 우리, 두만이를 만날 수 있다. [중앙포토(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호랑이 숲에 가면 축구장 7배 크기의 넓은 곳에서 뛰노는 호랑이 한청과 우리, 두만이를 만날 수 있다. [중앙포토(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호랑이 남매의 봉화행은 최근 에버랜드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업무협약에 따라 이뤄졌다. 양측은 '동식물 교류 및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한 동·식물 교류와 연구 ▶국내외 동식물 유전자 수집 ▶교육 및 전문가 양성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백두산 호랑이들의 상태를 함께 관찰하고, 연구한다. 태범·무궁이가 거주지로 호랑이 숲을 선택한 이유는 호랑이 숲이 자연 서식지와 가장 가깝게 조성됐기 때문이다.

백두산 호랑이 보존센터 측은 호랑이 남매를 위해 우선 호랑이 숲 내 동물관리동에 나무 평상, 바닥 열선, 냉방 장치 등으로 꾸며진 독실을 각각 준비했다. 이를 위해 사육사들이 에버랜드 태범·무궁의 방을 견학하기도 했다.

경북 봉화군의 백두대간수목원에 살고 있는 호랑이들이 숲으로 나가기 전 얼굴 익히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경북 봉화군의 백두대간수목원에 살고 있는 호랑이들이 숲으로 나가기 전 얼굴 익히기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또 호랑이 남매가 하루 먹는 식사량을 토대로 쇠고기와 닭고기 4~6㎏으로 이뤄진 특별 식단을 짰다. 에버랜드에서 호랑이 숲으로 이동하는 특별한 교통편도 마련했다. 노면 진동을 최소화한 무진동 차량이다. 고무풍선처럼 생긴 푹신한 서스펜션이 장착돼 도로 바닥 진동을 줄여준다. 호랑이 남매가 최대한 편안한 환경에서 호랑이 숲까지 이동토록 한 배려다.

봉화행의 핵심인 호랑이 남매의 환경 적응 프로그램도 세웠다. 백두산 호랑이 보존센터 측은 8개월 정도 적응 교육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호랑이 숲에서 기존 호랑이들과는 당분간 마주하지 않도록 하고, 일정 구간만 방사하는 식으로 적응 교육 훈련을 한다. 백두산 호랑이 보존센터 관계자는 "에버랜드 사육사들과 수의사들이 수시로 호랑이 숲은 찾아 호랑이 남매의 생활상을 살피고, 연구를 하게 된다"며 "호랑이 남매의 봉화생활 외부 공개는 내년 중순쯤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호랑이 숲에 조성된 연못에는 백두대간 자락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흐른다. [중앙포토(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호랑이 숲에 조성된 연못에는 백두대간 자락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흐른다. [중앙포토(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호랑이 숲에는 지난해까지 5마리의 호랑이가 살았다. 하지만 국내 최고령 호랑이인 20살 '두만'이가 지난해 말 노환으로 사망하면서 4마리만 남게 됐다. 당시 두만의 마지막 모습 등을 담은 영상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호랑이 숲은 산림청이 백두대간의 체계적 보호와 산림 생물자원의 보전·관리를 위해 2009년~2015년 2200억원을 들여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함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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