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직원들, 민주콩고 현지 여성 성적 학대…“참혹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29 06:04

지난 3월5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고마에서 성범죄 피해 여성이 자신의 집에 서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3월5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고마에서 성범죄 피해 여성이 자신의 집에 서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의 독립위원회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일부 직원들이 현지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28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민주콩고의 에볼라바이러스 대응 과정에서 파악된 83명의 성범죄 가해자 중 21명이 WHO 소속 직원이었다. 이들은 에볼라 대응을 위해 당시 파견됐거나 현지에서 고용된 직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들은 현지 피해 여성에 대해 성폭력을 저지르고, 이 과정에서 피임 기구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도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피해 여성이 원치 않은 임신을 한 경우도 있었다. 또 일부 가해자들은 피해 여성에게 낙태할 것을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피해 여성 중에는 13세 소녀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AP통신은 지난 2019년 WHO 고위 관계자 중 일부가 다수의 성적 학대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련된 관리자 중 1명은 승진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WHO가 피해 여성들에게 배상금을 제공하고, 친자 관계 확인 및 여성의 권리 주장 등을 위한 DNA 검사 지원을 권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보고서 내용에 대해 “참혹하다”며 사과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면죄부를 받지 않고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맛시디소 모에티 WHO 아프리카 지역 사무소장도 "피해 여성들과 소녀들에게 사과한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민주콩고 현지 여성들이 국제기구 직원들에게 잠자리를 강요받고, 성적으로 학대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WHO는 지난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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