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부터 갈까, 어디 꼭 갈까…렌터카 네바퀴 '울릉도 한바퀴'

중앙일보

입력 2021.09.29 05:00

울릉도 신종 여행법 ②렌터카

제주도처럼 울릉도도 렌터카 여행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2018년 섬 일주도로가 완성되고, 코로나19 때문에 가족 단위 개별여행이 뜨면서다. 최승표 기자

제주도처럼 울릉도도 렌터카 여행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2018년 섬 일주도로가 완성되고, 코로나19 때문에 가족 단위 개별여행이 뜨면서다. 최승표 기자

일주도로와 코로나19. 울릉도 여행을 획기적으로 바꾼 두 개의 키워드다. 과거에는 단체여행객을 중심으로 독도를 방문하거나 성인봉 등산을 했다. 지금은 다르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차를 빌려서 섬을 한 바퀴 돌며 비경을 찾아다닌다. 소그룹 렌터카 여행이 대세가 된 거다. 그렇다면 렌터카를 타고 어디를 가야 할까. 새롭게 주목받는 명소,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섬 전체가 시속 40㎞ 제한

제주도를 찾은 여행객이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차를 빌리듯 울릉도 항구에 도착한 여행객은 예약해둔 렌터카를 찾는다. 코로나19 때문에 버스를 타고 단체관광을 하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통계가 보여준다. 2012년 울릉도 렌터카는 54대에 불과했다. 올해 8월 기준 9개 업체가 364대를 보유하고 있다. 9년만에 7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2018년 내수전에서 섬목으로 가는 4.75㎞ 길이 뚫리면서 일주도로가 완성된 게 결정적이었다.

울릉도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돌면 1시간 30분 쯤 걸린다. 경사진 길, 지그재그 길이 많고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조심해야 한다. 사진은 울릉도 수층교. 백종현 기자

울릉도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돌면 1시간 30분 쯤 걸린다. 경사진 길, 지그재그 길이 많고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조심해야 한다. 사진은 울릉도 수층교. 백종현 기자

울릉도는 1시간 30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는 작은 섬이지만 운전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지난해 태풍 영향으로 손상된 도로를 복구하는 공사가 여러 곳에서 진행 중이고, 경사 심한 지그재그 길도 많다. 신호로 통제하는 왕복 1차선 구간도 많아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독도렌트카 이지용 부장은 "섬 전체가 시속 40㎞ 이하로 운전해야 한다"며 "소형차는 일부 언덕에서 하부가 쓸릴 수 있어서 절대 과속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렌터카 비용은 소형차 기준 하루 7만~10만원 선이다.

현수교를 건너 관음도로 건너가서 바라본 울릉도. 최승표 기자

현수교를 건너 관음도로 건너가서 바라본 울릉도. 최승표 기자

차를 받았다면 어디부터 가야 할까. 아침 일찍 도착했다면 도동항이나 저동항에서 아침식사를 한 뒤 반시계방향으로 이동하는 게 좋다. 요즘 필수 코스로 떠오른 ‘관음도’가 자동차로 10분 거리다. 2018년 뚫린 섬목터널을 지나면 바로 관음도가 나온다. 차를 세워두고 140m 길이의 현수교를 건너면 관음도다. 지금 관음도에는 해국이 만발해 있고 억새꽃이 피기 시작했다. 현수교 아래 바다는 눈부시게 맑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억새가 어우러진 풍광이 장관이다.

울릉도는 10월에도 꽃 천국

봉래폭포 앞에는 일제 때 심은 삼나무 군락이 있다. 최승표 기자

봉래폭포 앞에는 일제 때 심은 삼나무 군락이 있다. 최승표 기자

울릉도에는 걷기 좋은 길이 많다. 굳이 최고봉인 성인봉(984m) 등산을 하지 않아도 된다. 먼저 저동항에서 가까운 봉래폭포는 차를 세워두고 30분이면 다녀올 수 있는 봉래폭포를 추천할 만하다. 폭포 가는 길에 삼나무 군락지가 있다. 일제 때 일본인 관리가 조림한 숲으로 청량한 기분을 느끼며 걷기 좋다. 봉래폭포는 30m 길이의 3단 폭포다. 들머리에는 사철 에어컨 같은 바람이 나오는 풍혈도 있다.

내수전 옛길을 걷다가 만난 풍경. 바다 가운데 있는 섬은 죽도다. 최승표 기자

내수전 옛길을 걷다가 만난 풍경. 바다 가운데 있는 섬은 죽도다. 최승표 기자

제주도에 제주올레가 있다면 울릉도에는 ‘울릉 해담길’이 있다. 8개 코스로 이뤄진 40㎞ 트레일이다. 1882년 섬 개척 당시부터 주민이 걷던 옛길을 토대로 조성했다. 8개 코스 가운데 3코스 ‘내수전 옛길’을 걸었다. 길이는 3.8㎞. 임만주(69) 문화관광해설사는 “과거 파도가 심할 때 북면 주민이 울릉읍으로 넘어 다니던 길”이라며 “지금은 주민과 여행객의 휴식 공간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서 파노라마 풍광을 감상한 뒤 북쪽으로 걸었다. 너도밤나무 우거진 원시림은 청량했고 수시로 쪽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석포전망대에서는 희미한 점 같은 독도도 봤다.

북면, 현포항 인근에는 울릉도에 딱 하나뿐인 개인 수목원 '예림원'이 있다. 최승표 기자

북면, 현포항 인근에는 울릉도에 딱 하나뿐인 개인 수목원 '예림원'이 있다. 최승표 기자

일주도로가 완성되면서 섬 북쪽 천부항, 현포항으로 가는 길도 빨라졌다. 현포항 인근에는 울릉도 유일의 개인 수목원 ‘예림원’이 있다. 요즘 SNS에 인증샷이 많이 올라오는 명소다. 파도 철석이는 바다와 울릉도 자생식물이 한눈에 담기는 풍광이 그윽하다. 울릉도 해경 출신인 박경원(60) 원장이 수목원을 일군 사연이 흥미롭다. 2006년 더덕 밭이었던 가파른 땅 1만평을 사들여 800종 식물과 박 원장의 조각 작품, 글씨가 어우러진 수목원을 가꿨다. 향나무, 솔송나무, 섬댕강나무 같은 울릉도 자생식물이 많다. 박 원장은 "육지보다 3~4도 기온이 높은 울릉도는 10월부터 본격적인 꽃 시즌이 시작된다"며 자랑했다. 수목원을 찬찬히 둘러보니 이미 육지에선 시든 수국, 배롱나무꽃이 만개해 있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