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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00대 총리 오늘 판가름…고노 우세 속 기시다 추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고노, 기시다, 다카이치, 노다(왼쪽부터)

고노, 기시다, 다카이치, 노다(왼쪽부터)

고노의 힘겨운 승리인가, 기시다의 역전승인가. 오늘(29일) 열리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가 막판까지 안갯속 혼전 양상이다. 이번에 선출된 인사는 오는 10월 4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중·참의원 표결을 거쳐 일본의 100대 총리가 된다.

이번 선거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간사장 대행 등 4명이 나왔다. 초반엔 대중 지지를 받는 고노가 압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자민당 개혁’을 내세운 고노의 승리를 막기 위해 당내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고노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 결선투표로 갈 경우, 2위를 할 가능성이 큰 기시다 전 정조회장이 역전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일본 언론들의 자체 추산에 따르면 현재 고노가 가장 앞서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1차 투표에선 국회의원(중의원+참의원) 382표와 같은 숫자의 당원·당우(당 외부의 지원자·우호인사) 표를 합친 총 764표 중 과반(383표 이상)을 차지해야 당선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를 대상으로 국회의원(382표)과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부가 각 1표씩(47표) 행사하는 결선투표(총 429표)를 치른다.

교도통신이 지난 27일까지 국회의원과 당원·당우 동향을 분석한 결과 고노가 300표를 넘어 1위, 기시다가 230여 표로 2위, 다카이치가 160표대 후반으로 3위, 노다 대행이 30표대 중반으로 4위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원·당우 투표에선 고노가 앞서지만, 국회의원 지지에선 기시다가 130표대 중반으로 1위, 고노가 100표대로 2위였다.

여론은 고노 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25일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6%가 ‘차기 총리에 어울리는 인물’로 고노를 택했다.

1·2위가 맞붙는 결선투표에선 국회의원 표의 비중이 압도적이라 이들의 지지도가 높은 기시다가 유리해진다. 여기에 3위로 예상되는 다카이치를 지지하는 당내 보수표가 기시다에게 몰릴 경우 1차 투표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다. 고노가 승리하면 지난 10여 년간 일본 정치를 주도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의 연합 구도, 이른바 ‘2A 체제’에 본격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아소파인 고노가 파벌 수장인 아소 부총리의 지지 없이 총재에 당선되면 고질적인 파벌 정치에 균열이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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