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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노무현 꿈 ‘세종시 행정수도’ 부활?

중앙일보

입력 2021.09.28 22:59

업데이트 2021.09.28 23:16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취임직후인 2003년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 논란이 일고 있는 신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취임직후인 2003년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 논란이 일고 있는 신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국회분원, 상임위 대부분 옮겨야 성공

청와대 이전까지 묻는 국민투표 필요

1. 국회가 28일 마침내..세종특별자치시에 국회분원인 ‘세종의사당’을 설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압도적 찬성(찬성 167 반대 10 기권 8)입니다. 이렇게 찬성이 압도적인데도..국회분원이란 작은 결정까지 20년 걸렸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약한 것이 2002년입니다. 정치적 우여곡절이 심했습니다.

2. 정치적 우여곡절로 세종시는 기형적인 행정비효율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고위공직자는 서울출장이 잦아 메신저로 보고받는‘카톡국장’이고 중간간부는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길바닥에 있기에 ‘길과장’이 됐습니다. 길에 버리는 예산만 60억원이라지만, 돈보다 비효율성이 더 문제입니다.

3. 세종시가 이렇게 된 직접적 원인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법 위헌’결정입니다.
노무현의 신행정수도 공약은 사실상 ‘천도’였습니다. 충청표를 얻는 깜짝공약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취임 첫해인 2003년말 신행정수도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당시에도 여당(열린우리당)과 야당(한나라당)까지 모두 찬성했습니다. 입법부와 행정부가 압도적으로 지지한 법안을 사법부(헌법재판소)가 비토한 건 이례적입니다.

4.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은 법리적으로도 무리가 많았습니다.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은..‘관습헌법’에 해당된다는 해석은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성문헌법 국가에서 ‘관습헌법’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끌어들이고, 이를 고치려면 ‘성문헌법 개정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결론적으로..수도를 옮기는 법은 관습헌법상‘위헌’이고..옮기고 싶으면 ‘국회 3분의2가 찬성한 다음 국민투표에서 과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겁니다.

5. 헌법재판소는 정치적 재판을 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위헌 결정은 당시 민심을 반영했다고 봐야합니다.
당시 세종천도에 대해 충청도는 환호했지만..서울과 수도권은 반대가 많았습니다.

노무현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었습니다. 행정부만 옮긴 겁니다. 그 결과 세종은 반의 반쪽 수도가 되었습니다.

6. 세종시 문제를 해소하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안이 국회분원 설치입니다.
국회가 세종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한다면 공무원들이 서울로 불려다니는 비효율을 없앨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국회를 통째로 옮기면 헌법재판소 위헌결정과 충돌합니다. 본원(여의도의사당)은 그냥 두고 분원(세종의사당)을 만들자는 겁니다.

7. 이런 좋은 아이디어가 그간 사장된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국회의원과 사무처 직원들이 서울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아서일 겁니다.
지방이 불편한 건 사실입니다. 세종시는 계획도시로 잘 만들어졌지만..그래도 서울보다 나쁜 점이 많습니다.

8. 사장돼온 분원설치법이 갑자기 통과된 것은..아무래도 선거 때문일 겁니다. 충청표를 겨냥했던 ‘노무현의 꿈’이 다시 대선을 앞두고 살아난 셈입니다.

배경이 정치적이라고 해서 세종의사당이란 아이디어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닙니다.

9. 오히려 세종의사당이 선거에 이용되고 폐기될까 우려됩니다. 그럴 가능성이 이미 보입니다.
국회는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국회규칙으로 정한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규칙 정하기에 따라.. 세종의사당이 여의도의사당보다 중요해질 수도 있고, 껍데기뿐인 의사당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규칙을 만들 당사자인 의원이나 직원이나 모두 서울을 떠나기 싫어하니..후자 가능성이 높습니다.

10. 지난 20년 허송을 반복하면 안됩니다. 거의 모든 상임위와 사무처 조직을 세종으로 옮겨야 합니다.
이후 국회 본원과 청와대, 사법부까지 옮기자는 얘기가 당연히 나올 겁니다. 이를 위해선 헌법재판소에서 지적한 것처럼 국민투표를 거치는 것이 맞습니다. 천도는 중차대하고, 이해가 갈리기에..추진력을 얻기위해선 전국민적 판단을 구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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