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 4월 300억 원대의 강남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 변호사가 대표이사로 있는 부동산개발업체인 ‘엔에스제이피엠’은 지난 4월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등기부등본 상의 거래가는 300억원이다. 주유소와 함께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이 있던 부지는 현재 신축 빌딩 건축 공사에 들어간 상태다.
남 변호사는 SK증권을 통한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대장동 사업에 투자한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천화동인 4호는 8721만원을 출자해 약 1007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천화동인 4호는 ‘엔에스제이홀딩스’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이 회사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남 변호사가 유사한 이름의 부동산개발업체(엔에스제이피엠)를 설립해 역삼동의 ‘노른자’ 땅을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거래에 대해 참여연대 출신의 김경율 회계사는 “천화동인 4호가 받은 배당금은 개인이 아닌 법인의 돈이다. 하지만 두 회사가 대여금 형식으로 배당금을 부동산 투자에 사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에스제이피엠에 건물과 토지를 판매한 사람은 법무법인 강남 소속의 A변호사다. 남 변호사도 이 법무법인 소속이며,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대표변호사를 맡기도 한 곳이다. 이에 대해 A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건물 매매 때까지 남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에 속했다는 걸 몰랐다. 일면식도 없던 사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이 특정금전신탁 방식의 투자로 거액의 배당금을 받은 뒤 부동산을 구입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앞서 천화동인7호도 지난해 9월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한 2층짜리 건물을 법인 명의로 사들였다.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는 해당 건물의 시가는 약 79억원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 7호는 1046만원을 출자해 약 121억원을 배당받았으며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의 직장 후배인 전직 언론인 배모씨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