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막고 난치병 치료한다…인류 살릴 크기 0.1㎜ '이것'

중앙일보

입력 2021.09.28 18:33

업데이트 2021.09.28 18:42

대성해강미생물포럼이 28일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사진 대성그룹]

대성해강미생물포럼이 28일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사진 대성그룹]

크기 0.1㎜ 이하의 미생물이 기후변화 대응과 난치병 치료 등에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류가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맨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작은 미생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라스 앙게넌트 독일 막스플랑크 발달생물학연구소 펠로(독일 튀빙겐대 교수)는 28일 대성그룹이 개최한 ‘2021년 대성해강 미생물포럼’에서 “혐기성 미생물을 활용하면 제철소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회수하는데 가치 있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지현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는 “사람 몸 안에 사는 프로바이오틱스·파마바이오틱스 미생물은 소화기암의 예방·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미생물 전문가들은 인류가 전 세계적인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바이오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미생물 공학이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고령화 사회의 건강 문제나 인류가 백신·치료제를 찾지 못한 질병을 치유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메탄·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이날 포럼에서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미생물 기술이 대거 소개됐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2021대성해강미생물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성그룹]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2021대성해강미생물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성그룹]

라스 앙게넌트 펠로는 미생물을 활용해 가스를 발효시켜 단백질을 생산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혐기성 미생물을 생물 반응기에 넣고 탄소를 공급하면, 미생물이 탄소를 먹고 자라면서 에탄올과 같은 화합물을 배출한다는 것이다.

앙게넌트 펠로는 “이런 원리를 활용하면 제철소에서 제강하는 과정 등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회수해 유용하고 가치 있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열 경희대 화학공학과 교수도 ‘메탄자화균’이라는 미생물을 바이오촉매로 사용해 유용한 부산물을 합성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메탄 등을 먹고 자라는 메탄자화균을 개량하면 토양·해수에서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염수진 전남대 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는 “폴리에틸렌을 생분해하는 미생물을 활용해 플라스틱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생물은 사람 몸 안에도 산다. 인간과 공생하는 미생물을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부른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해로운 미생물도 있지만, 반대로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도 있다.

매튜 장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분자생물학이 발달하면서 장내 미생물과 숙주(사람)의 상호작용이 규명되고 있다”며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도 급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대표적인 유익균이다. 장 교수는 감염균이나 암과 같은 만성 대사질환에 효과적인 치료용 미생물을 소개하며 “사람이 대사를 조절하는데 기능성 미생물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는 “예컨대 프로바이오틱스·파마바이오틱스는 소화기암의 예방·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며 “마이크로바이옴은 숙주(사람)의 건강·질병에 핵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해 질병 치료를 시도하는 사례도 나왔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에이투젠의 강지희 대표는 “살아있는 미생물 기반 의약품(LBPs)은 인체 내 미생물을 조절해 근본적인 치료법을 제안한다”며 “중추신경계 질환, 대사성 질환, 암, 심혈관 질환, 피부 질환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미생물 공학은 고령화, 난치병에 기후·환경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며 “바이오 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가가 민간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시장을 확대하고 기술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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