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수혜자 대상 순수 복강경을 통한 간 이식에 성공했다. 과거 기증자를 대상으로 한 간 절제 복강경 수술은 있었으나 수혜자를 대상으로 성공한 건 처음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4월 본원 간이식 팀이 순수 복강경을 통해 기증자의 간을 절제한 후 같은 방법으로 수혜자에게 간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그동안 수혜자를 대상으로 개복(배를 열어 수술하는 것)이 아닌 복강경 수술을 한다는 건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는데 서울대병원이 이에 성공한 것이다.
복강경 수술의 경우 개복을 하지 않고 수술 부위에 작은 구멍 몇 개만 뚫어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흔적을 최소화할 수 있어 앞으로 흉터를 걱정하는 환자들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병원 측에 따르면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커다란 ‘시옷’형 상처 대신 작은 구멍 몇 개만 남아있는 상태다. 간의 적출과 이식을 위해서는 치골 부위를 절개하는데 이 부분도 대부분 하의 속옷을 통해 가려진다고 설명했다.
서경석 간담췌외과 교수는 “이번 수술은 수혜자에게 순수 복강경-로봇으로 간 이식을 한 세계 최초의 쾌거”라고 의의를 밝혔다. 이어 “수혜자도 커다란 수술 상처에서 해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주 발생하는 폐와 상처의 합병증도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의 이번 성과는 생체 간이식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식학회지(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나 ‘영국외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Surgery)’ 등 세계적인 저널에도 연구 성과가 출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