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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망자 수 첫 30만명 돌파, 20대 자살 크게 늘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가 크게 늘었다. 전체 자살은 줄어드는 가운데 젊은층 자살률만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 중 절반은 80세 이상이었다. 20대 이하는 한 명도 없었다.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뉴스1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뉴스1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30만4948명이다. 1년 전보다 3.3% 늘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사망자 수는 1983년 사망 원인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고령화로 사망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80세 이상이 전체 사망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6%로 10년 전과 비교해 15.2%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사망 원인 1위는 악성 신생물(암)로, 전체 사망자의 27%를 차지했다. 2위는 심장 질환(10.6%), 3위는 폐렴(7.3%)이었다. 전체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44.9%)가 이들 3대 질병 때문에 죽었다. 2019년과 비교해 전체 순위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10년 전과 차이는 분명했다. 2010년 6위였던 폐렴이 3위로 올라섰다. 10년 전엔 10위권에 들지 않았던 알츠하이머병이 지금은 사망 원인 7위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처음으로 패혈증(10위)이 10대 사망 원인에 들기도 했다.

고의적 자해(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해 1만3195명으로 2019년 대비 4.4% 줄었다. 하루 평균 36.1명꼴이다. 10만 명당 자살자 수를 뜻하는 자살 사망률(자살률)은 지난해 25.7명으로 역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사망 원인별 비중(4.3%)으로는 지난해 기준 5위로 2019년과 같은 순위다.

지난해 전체 자살은 소폭 줄었지만 10~30대 자살률은 오히려 뛰었다. 20대 자살률은 전년 대비 12.8% 큰 폭으로 늘었고, 10대 자살률도 9.4%도 상승했다. 30대 자살률도 0.7% 소폭 증가했다. 70대(-16%), 60대(-10.7%), 50대(-8.4%) 등 40대 이하에서 자살률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된다.

OECD 주요국 연령표준화 자살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OECD 주요국 연령표준화 자살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지난해 자살은 남자(인구 10만 명당 35.5명)가 여자(15.9명)보다 2배 넘게 많이 했다. 하지만 남자 자살률은 2019년과 견줘 6.5% 감소한 반면 여자는 0.8% 증가했다.

한국의 자살률은 여전히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기준으로 삼는 연령 표준화 자살률(연령 구조 차이를 제거하고 계산한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로 따지면 한국은 지난해 23.5명이다. OECD 평균 10.9명의 2배가 넘는다. OECD 회원국 중 1위다. 2018년 이후 3년째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950명으로, 전체 사망 원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였다. 사망자 54.5%가 80대 이상이었다. 20대 이하는 한 명도 없었다. 월별로는 12월(396명), 3월(147명)에 사망자가 많았다. 시도별 사망률(인구 10만 명당)로는 대구가 7.7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2.8명), 서울(2.1명) 순이었다.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질병관리청 감염병 감시연보 수치와는 차이가 있다. 통계청이 사망 신고서를 기초로 내국인 사망자 수만 취합했기 때문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 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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