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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순위 경쟁...감독과 코치진 날 섰다

중앙일보

입력

KBO리그 정규시즌이 한 달여 남으면서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각 팀을 이끄는 감독과 코치진들은 자칫 순위 경쟁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24일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8회말 SSG 공격 1사 주자 만루 상황 최지훈의 안타로 주자들이 베이스를 도는 중 주루방해 판정에 대해 LG 류지현 감독이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 24일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8회말 SSG 공격 1사 주자 만루 상황 최지훈의 안타로 주자들이 베이스를 도는 중 주루방해 판정에 대해 LG 류지현 감독이 항의하고 있다. [뉴스1]

류지현 LG 감독은 "비디오 판독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지난 25일 수원 KT전에서 0-0으로 팽팽한 8회 무사에서 1루주자 김용의가 투수 견제구에 태그 아웃됐다. 류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는데, 그대로 원심이 유지됐다. 류 감독은 그라운드에 나와 주심에게 항의했고 퇴장당했다. 견제사로 인해 경기 주도권이 KT로 넘어갈 수 있었다.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류 감독은 다음 날 인터뷰에서 "어제 판독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어떤 경우는 원심 유지, 어떤 경우는 판정 번복이 된다. 기준이 애매모호하다"고 했다. 보통 경기 중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졌더라도 언론 인터뷰에서 발언을 꺼린다.

그런데도 류 감독이 이례적으로 판정 관련 발언을 한 것은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평소 "경기 흐름이 상대 팀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벤치(감독, 코치진 등)에서 나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LG는 1위 다툼을 하다가 3위까지 떨어졌다. 27일 기준 1위 KT와는 승차가 5.5경기 차로 벌어졌다. 더그아웃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어 류 감독이 강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지난 9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7위에서 4위로 점프하며 가을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두산 코치진도 이 흐름을 놓칠까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6일 잠실 한화전에서 양 팀 벤치가 시끄러웠다. 두산 선발 최원준이 4회 초가 끝나고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한화 더그아웃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봤다. 최원준이 세트포지션(투구 준비 동작)을 할 때 한화 더그아웃에서 소리를 질렀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돼 더그아웃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과 코치진은 "투수가 집중해야 하니 소리 지르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우리 팀을 응원하는 소리"라고 하면서 양 팀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두산은 25일 경기에서도 정체불명의 소리에 애를 먹었다. 그래서인지 1-5로 지면서 8연승을 저지당했다. 연승 행진이 끝나면 집중력이 뚝 떨어질 수 있어서 더욱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이날 2-4로 뒤지다가 8회 말에 3점을 올려 역전승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강석천 두산 코치가 수베로 감독에게 "베네수엘라(수베로 감독 출신지)에 가서 야구하라"고 해 논란이 됐다. 이에 김태룡 두산 단장이 정민철 한화 단장에 사과했다. 강 코치는 다음 달 5일 대전 경기에 앞서 한화 구단에 사과하기로 했다. 두산 벤치가 강경한 모습을 보이며 시끄러웠지만, 두산은 경기에서 이기면서 다시 상승할 동력을 마련했다.

앞서 이강철 KT 감독도 강한 리더십을 선보여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했다.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비가 많이 내리는 와중에 경기가 진행돼 간판타자 강백호가 다쳤다. 이 감독은 주저 없이 그라운드에 나갔다. 심판과 신체 접촉할 정도로 강하게 항의하면서 퇴장당했다. 공교롭게도 KT는 이후 1위를 굳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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