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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커피 대기인원 1903명…스벅 공짜 굿즈 대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8일 오전 서울 중심가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이용자들이 주문한 음료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날 스타벅스는 음료를 주문하면 다회용 컵을 함께 제공한다. 오원석 기자

28일 오전 서울 중심가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이용자들이 주문한 음료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날 스타벅스는 음료를 주문하면 다회용 컵을 함께 제공한다. 오원석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인근에 있는 한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안모(33)씨는 28일 오전 8시 40분께 스타벅스에 들렀다가 입이 떡 벌어졌다. 커피를 사러 나온 이들이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많았기 때문이다. 안씨는 음료 대기 주문이 100잔 이상이라는 스타벅스 직원의 말을 듣고는 사무실로 발길을 돌렸다.

안씨는 "한 사람이 커피를 열잔 넘게 사 가는 것도 봤다"라며 "오늘 하루 이벤트로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무료 리유저블(다회용)컵을 받기 위해 평소보다 더 붐비는 것 같았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스타벅스에서는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준다. 음료를 사면 컵은 무료인 셈이다.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과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등을 기념하는 행사다. 이날 하루만 제공되는 다회용 컵을 받기 위해 직장이 몰려 있는 서울 중심가 스타벅스는 오전 내내 장사진을 이뤘다.

스마트폰 앱으로 음료를 주문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때 스타벅스 앱 접속 대기 인원은 1900명까지 치솟았다. '사이렌오더'(비대면 주문)로 음료를 주문하려는 이들이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스타벅스가 이번 이벤트를 마련한 이유는 환경 때문이다. 오는 2025년까지 스타벅스는 전국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퇴출하고 다회용 컵에만 음료를 담아준다는 계획이다. 보증금을 내고 다회용 컵에 음료를 내주는 방식이다. 지금은 제주 일부 매장에서만 시행 중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아직은 생활 속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좀 더 다회용 컵과 친숙해지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행사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28일 오전 한때 스타벅스 앱 사이렌오더(비대면 주문) 대기번호가 1900번대 까지 치솟았다. 이지영 기자

28일 오전 한때 스타벅스 앱 사이렌오더(비대면 주문) 대기번호가 1900번대 까지 치솟았다. 이지영 기자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앞장서서 플라스틱 사용을 장려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와 한정판 다회용 컵 제공이라는 행사가 맞물려서다. 이 때문에 환경을 위해 마련된 행사가 오히려 평소보다 과도한 플라스틱 컵 제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다회용 컵 사용을 장려하기 위함이라는 스타벅스의 취지와 맞지 않게 일부 이용자들이 한정판 스타벅스 다회용 컵을 '되팔이' 품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행사 당일인 이날 오전부터 중고거래 서비스 '당근마켓'에서는 이날 스타벅스에서 제공된 다회용 컵이 2000~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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