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모든 것] 7. 해외 코로나19 백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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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8일 화이자 백신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접종하게 된 90세의 마거릿 키넌 할머니. [AP]

2020년 12월 8일 화이자 백신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접종하게 된 90세의 마거릿 키넌 할머니. [AP]

중앙일보 코로나19 아카이브 ‘코로나19의 모든 것’

코로나19 팬데믹 정보를 한 곳에 모았습니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1년 9개월 동안 국내외에서 발생한 발자취를 담은 중앙일보만의 ‘백과사전’입니다. 코로나19 기원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변화, 백신 접종 현황까지 우리가 어떻게 코로나에 대응해왔는지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방역을 둘러싼 논란과 사회ㆍ경제ㆍ문화적 변화까지 총 12개의 주제로 나눠 코로나19의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더 궁금한 내용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확인 후 빠르게 답변 드립니다.

1) 전 세계 백신 접종 레이스


○선두 그룹, 백신 싹쓸이

영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EU 등 서방 국가들은 2020년 12월부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월 26일(현지시간)까지 전 세계에서 61억3949만 회의 접종이 이뤄졌다.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한 영국은 1회 접종률이 72.9%, 접종 완료율이 67%다. 미국은 1회 접종률이 64.3%, 접종 완료율이 55.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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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뛰어든 백신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건 북미, 유럽 등 강대국들이다. 이들은 초기 거액의 선금을 주고 개발 중인 백신의 우선 구매권을 확보한 데 이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희귀혈전증 부작용 논란이 인 뒤에는 화이자와 모더나 등 mRNA 백신을 싹쓸이해 인구의 2~3배에 이르는 백신을 확보했다. 또 부스터샷과 코로나19가 토착화할 가능성에 대비한 내년 이후 물량까지 싹쓸이하기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백신 접종을 늘려갔고, 2021년 5월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접종률이 집단면역 목표치에 다다르면서, 노마스크 선언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각종 봉쇄와 규제를 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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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국, 코백스 의존 
반면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ㆍ수단ㆍ미얀마ㆍ파키스탄 등 가장 빈곤한 52개국의 인구는 전 세계의 20.5%를 차지하지만 백신 접종 횟수는 전체의 3.6%에 불과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유럽 지역은 100명당 105회꼴로 접종이 이뤄졌고, 북아메리카가 103회로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오세아니아는 77회, 아프리카는 10회 수준이다. 북미와 아프리카의 격차가 수십 배 수준이다.

지난 3월 소말리아 모가디슈 공항에 코백스를 통해 지원되는 코로나19 백신이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 소말리아 모가디슈 공항에 코백스를 통해 지원되는 코로나19 백신이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개발도상국은 코백스(COVAX) 물량에 의존하고 있다. 코백스는 백신 공동 구매와 분배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감염병혁신연합(CEPI)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전 세계 국가에 코로나19 백신을 공정하게 배분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방식은 참여국들이 돈을 내고 제약사와 백신 구매 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개발이 완료되면 공급을 보장받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백신을 사재기하는 바람에 가난한 국가에는 백신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세계는 파멸적인 도덕적 실패 직전에 있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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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백신 빗장 열어라…지식재산권 갈등

전 세계적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각 제약사가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5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10명은 "(제약사들의) 이익만 높여주는 특허를 보호하기 위해 개도국의 백신 보급을 미루는 것은 오히려 미국인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서한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개도국이 자체적으로 백신을 신속히 생산할 수 있도록 지재권 적용을 면제하자고 무역대표부(USTR)에 제안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2021년 5월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워싱턴DC 내셔널 몰 앞에서 백신 제조법을 전 세계와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인권을 위한 의사회’(PHR) 회원들. [AFP]

미국 정부가 2021년 5월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워싱턴DC 내셔널 몰 앞에서 백신 제조법을 전 세계와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인권을 위한 의사회’(PHR) 회원들. [AFP]

하지만 대형 제약사들인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사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코로나 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 면제가 틀림없이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믿는다"며 지재권 보호 면제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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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스터샷과 백신 불평등 심화  

코로나 바이러스는 2020년 중반부터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중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로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2021년 6월 중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이미 백신 접종 완료율이 50%를 넘어선 영국과 미국, 이스라엘에서도 델타 변이 때문에 돌파 감염이 발생한 데다, 연초에 맞은 백신의 효능이 점차 떨어진다는 관측도 나왔다. 백신 접종 후 극적으로 감소한 확진자 수가 다시 2020년 초기 수준으로 돌아가 하루 수만 명, 많게는 10만명 넘게 감염되자 각국은 접종완료자에게 한 차례 더 접종하는 부스터샷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이 가장 먼지 시작했고, 미국도 고령자나 위험군을 시작으로 전 국민에게 부스터샷 접종을 허용했다.

이스라엘이 세 번째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2021년 7월 1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메디컬 센터의 심혈관 센터 외래진료소에서 한 접종자가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여주고 있다. [AFP]

이스라엘이 세 번째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2021년 7월 1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메디컬 센터의 심혈관 센터 외래진료소에서 한 접종자가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여주고 있다. [AFP]

부스터샷을 위해 선진국들이 백신 추가확보에 나서면서 그동안 백신 확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국가들의 어려움은 더 심각해졌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40억 회분 이상의 백신이 투여됐고, 이 중 80% 이상이 세계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중상위 소득 국가에 돌아갔다”며 “이미 전 세계 백신 공급량의 대부분을 차지한 일부 국가들이 3차 접종까지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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