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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다른 메타버스와 다른 점? 넥슨 "수천명 동시 접속"

중앙일보

입력 2021.09.28 06:00

넥슨 '프로젝트 MOD팀' 신민석 디렉터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넥슨]

넥슨 '프로젝트 MOD팀' 신민석 디렉터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넥슨]

국내 매출 1위 게임사 넥슨은 최근 정체성 확장에 공들이고 있다. 디즈니 출신 임원을 영입해 지식재산(IP)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한편 전통적인 관점에선 게임이 아닌 영역으로도 손을 뻗는다. 대중의 여가시간을 놓고 영화·드라마·웹툰·웹 소설 등 모든 즐길 거리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 게임사로선 게임 잘 만드는 것 이상으로, 게임을 넘어 새로운 즐길 거리를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

지난달 넥슨이 공개한 ‘프로젝트 MOD’(이하 MOD)는 일련의 새로운 시도 중 넥슨이 가장 힘 주는 프로젝트다. 이용자가 콘텐트를 직접 만들어 올리는 일종의 게임판 유튜브 플랫폼. 로블록스·마인크래프트·포트나이트 등 글로벌 성공을 구가하는 플랫폼형 게임 같은 ‘메타버스’ 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말 경기도 성남시 넥슨 코리아 본사에서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신민석(42) 디렉터를 만났다. 신 디렉터는 2000년 넥슨 입사 후 메이플스토리2 등을 개발했다. 1년 반 전부터 새로운 팀을 꾸려 MOD 개발에 나섰다. 그는 “메타버스 분야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급으로 클 것”이라며 “지금 시작해 크게 한번 시장을 먹어보자는 시도”라고 말했다.

왜 게임이 아닌 게임 제작 플랫폼인가.
“예전부터 넥슨은 IP를 활용한 플랫폼 가능성을 꾸준히 시험해왔다. 2015년 시작한 ‘네코제’가 대표적이다. 넥슨의 게임 IP를 개방해 팬들이 직접 창작자가 돼 굿즈, 향수 같은 2차 창작물을 만들어 전시·판매하는 축제다. 전문가 아닌 일반인 창작물의 가능성을 봤다. 시기적으로는 유튜브 같은 대중 플랫폼의 성공사례가 다수 나오면서 주목하게 됐다.”
넥슨의 프로젝트 MOD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기존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그래픽을 이용자가 가져다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사진 넥슨]

넥슨의 프로젝트 MOD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기존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그래픽을 이용자가 가져다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사진 넥슨]

언제부터 개발했나.
“지금은 로블록스가 유명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아는 사람만 알았다. 그때부터 초기 연구개발(R&D)을 시작했다. 게임도 다른 분야처럼 일반인 창작자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지난해 초부터 팀을 꾸려서 본격적으로 개발했다. 현재 50~60명 정도인데 올해 안에 개발인력을 1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유관 부서까지 합치면 200명 정도다. 넥슨 전사적 차원의 새로운 도전이다.”
이미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등 게임 기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이 있다. 후발주자인데, 차별화 전략은 뭔가. 
“다른 플랫폼으로 게임을 만들어보면, 좀 어렵고 막막하다. 그 플랫폼에서 잘되는 게임들은 대부분 준 전문가 급이 만들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초등학생도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예컨대 친구들끼리 길 가다 갑자기 내기를 할 때 즉석에서 스마트폰으로 퀴즈게임을 만들어 플레이하는 식이다. 특히 게임을 만드는 과정도 게임처럼 느껴지게 하고 있다. PC에 각 잡고 앉아 만들어야 하는 게임이 아니다. 모바일에서 손가락으로 쓱쓱 배치만 하면 뚝딱 게임이 나오는 플랫폼이다. 물론 전문가도 만족시킬 만한 기능도 있다.”
프로젝트 MOD를 통해 만든 게임. 퀴즈게임에서부터 레이싱, 대전격투, 배틀로얄 등 원하는 장르의 게임을 이용자가 쉽게 만들어 공유할 수 있게 제작 중이다. [사진 넥슨]

프로젝트 MOD를 통해 만든 게임. 퀴즈게임에서부터 레이싱, 대전격투, 배틀로얄 등 원하는 장르의 게임을 이용자가 쉽게 만들어 공유할 수 있게 제작 중이다. [사진 넥슨]

어떻게 쉽게 만드나.  
“게임 제작에서 가장 품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가 그래픽, 아트다. 플랫폼 사용자의 그래픽 제작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03년 출시된 메이플스토리의 그래픽 자산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했다. 17년 된 게임이라 활용할 수 있는 그래픽이 최소 1000만개 이상이다. 또 캐릭터에 대한 팬덤도 있고, 아바타 활용 게임이어서 독특한 재미도 있다. 물론 이용자가 직접 만든 그래픽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쉽다는 점 이외 장점은?
“우리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만든 기술력이 있다. 다른 플랫폼 게임은 많아야 100여명 정도가 동시 접속한다. 우린 수천 명이 한꺼번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다. 한 공간에 모여 왁자지껄하게 놀 수 있다. 그리고 글로벌 ‘원 빌드’로 간다. 전 세계에 창의력 넘치는 사람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MOD는 게임이 아니다. 글로벌 플랫폼이다.”
만들 수 있는 게임을 예를 들어달라.
“최근 내부 직원들과 일부 대학생들에게 플랫폼을 공개했다. 정말 다양한 콘텐트가 나왔다. 예컨대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투표해 누굴 택하는 게임, 퀴즈를 내고 맞추거나, 진짜 오락실 게임처럼 함정을 넘고 사냥하고 탐험하는 게임 등이다. 게임의 영역을 넘어선 콘텐트도 많았다. 예컨대 유튜브 영상을 걸어놓고 모여 채팅하고 팬클럽처럼 놀거나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차용해 내 아바타로 해외를 여행하고 미션을 완료하면 현지 사진을 볼 수 있게 한 콘텐트 등이다.”
프로젝트 MOD를 통해 만든 게임. 퀴즈게임에서부터 레이싱, 대전격투, 배틀로얄 등 원하는 장르의 게임을 이용자가 쉽게 만들어 공유할 수 있게 제작 중이다. [사진 넥슨]

프로젝트 MOD를 통해 만든 게임. 퀴즈게임에서부터 레이싱, 대전격투, 배틀로얄 등 원하는 장르의 게임을 이용자가 쉽게 만들어 공유할 수 있게 제작 중이다. [사진 넥슨]

20년 간 게임을 만들었는데 플랫폼 제작은 좀 다른가.
“게임 만들 땐 재미가 핵심이었다. 얼마나 재미있을지, 얼마나 오래 즐길 수 있는지를 찾았다.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고, 어떤 기술을 넣고, 어떤 임무를 줄지 고민했다. 지금은 좀 다르다. 플랫폼 이용자가 어떤 도구를 쓸지 같은 기능적 측면을 더 고민한다. 이용자들이 어떻게 플랫폼을 활용해 다른 사람과 쉽게 소통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플랫폼은 멈추지 말고 확장돼야 한다.”
팀 구성은 어떻게 다른가.
MMORPG를 만들 땐 그래픽 아티스트의 비중이 팀에서 가장 컸다. MOD는 플랫폼이니 기능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개발자와 기획자 비중이 아주 높다. 또 테크니컬 라이터(technical writer)라는 직책도 있다. 보통 게임회사에는 없는 직책인데, 플랫폼 내 기능을 설명하는 가이드 문서를 쓰는 담당자다.
일하는 방식도 다른가.  
통상 게임사에선 마일스톤을 정하고 이를 달성하고 점검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우리도 그렇긴 한데 피드백 주기가 한두 달로 짧다. 게임 제작은 보통 6개월 이상이다. 실사용자가 얼마나 편리하게 쓰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피드백을 더 자주 더 많이 받는다.

국내 게임업계는 올해 격변기에 있다. 연초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으며 MMORPG 일변도 제작 경향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쿠키런: 킹덤' 등 그간 주류가 아니었던 장르의 게임이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로블록스 등 플랫폼형 게임의 등장도 같은 맥락. 이를 두고 게임산업의 큰 줄기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 디렉터는 “메타버스 형태 게임이 모든 게임을 대체할 거라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넥슨의 프로젝트 MOD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기존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그래픽을 이용자가 가져다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사진 넥슨]

넥슨의 프로젝트 MOD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기존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그래픽을 이용자가 가져다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사진 넥슨]

메타버스가 MMORPG를 대체할까.
“전통적인 게임 이용자층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게임회사가 만들어 준 가상의 세계에 들어가는 게임은 그것 대로의 매력이 있다. 반면 메타버스, 플랫폼 형 게임은 현실과 연결된 데서 오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지금까진 없었던 새로운 시장이 열릴 걸로 본다.”
플랫폼 과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게임과 플랫폼이 다른 지점 중 하나다. 게임은 회사가 과금을 고민한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플랫폼이다. 직접 과금하기보단 제작자가 노력을 통해 만든 콘텐트에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기능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 MOD를 개발하면서 확률이란 단어를 쓴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언제 출시되나.
“연말 쯤 제작자 중심으로 테스트를 하고, 이르면 내년에 출시하는 걸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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