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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물 순도 높이고, 원자재 수입 대체하고…반도체 찌꺼기 쏠쏠하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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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삼성전자와 현대제철이 27일 반도체 폐기물을 재활용해 제철 공정 원료로 쓰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직원(왼쪽)과 재활용업체인 제철세라믹 직원이 각자 폐수에서 추출한 슬러지와 슬러지를 재활용해 만든 형석 대체품을 들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현대제철이 27일 반도체 폐기물을 재활용해 제철 공정 원료로 쓰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직원(왼쪽)과 재활용업체인 제철세라믹 직원이 각자 폐수에서 추출한 슬러지와 슬러지를 재활용해 만든 형석 대체품을 들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반도체 업계가 폐기물 재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하거나 재활용률 인증을 받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가치가 부각되면서 친환경 분야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현대제철과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폐수 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의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폐수 슬러지는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전체 폐기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도체 폐수 슬러지의 주성분인 ‘플루오린화칼슘’이 형석과 비슷한 성분이라는 사실에 착안한 연구 결과다. 형석은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 쇳물 속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쓰인다.

형석은 지금까지 전량 남미나 중국 등에서 수입해왔다. 현대제철은 한해 약 2만t의 형석을 수입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한 해 수입량의 절반인 약 1만t을 폐수 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한 뒤 점차 사용량을 늘려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신기술 개발을 통해 그동안 시멘트 공장으로 보내던 폐수 슬러지를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하고, 현대제철은 형석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재활용업체인 제철세라믹은 지난해 8월 공동 연구개발을 시작해 올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t의 형석 대체품으로 철강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한국환경공단(1차)과 국립환경과학원(2차)의 평가를 거쳐 지난 8월 말 최종 승인됐다. 장성대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환경안전센터장(전무)은 “폐기물 재활용률 100%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자원 순환기술 개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폐기물 재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UL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는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유해 폐기물 재활용률은 이천사업장은 96.9%, 청주사업장은 98.6%에 이른다.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은 구미 제2공장이 글로벌 안전 인증기업인 UL에서 ‘폐기물 매립 제로 골드 등급’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구미 제3공장은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UL 인증을 받았다.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총폐기물 중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을 제외한 나머지의 재활용률이 높은 사업장에 등급을 매기는 제도다. 등급은 플래티넘(재활용률 100%), 골드(95~99%), 실버(90~94%)로 나뉜다.

SK실트론 구미 제2공장과 제2공장은 폐기물 재활용률 98%를 기록했다. UL 측은 SK실트론이 일본·대만·유럽 등지의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업체 중 유일하게 폐기물 매립 제로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 중 나머지 제1공장 역시 인증을 획득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전 사업장에서 폐기물 매립을 제로(0)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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