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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거래일 연속 상한가 270% 폭등했던 흥아해운, 16%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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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27일 코스피가 0.27% 오른 3133.64로 마감했지만 흥아해운은 16% 급락했다. [사진 뉴스1]

27일 코스피가 0.27% 오른 3133.64로 마감했지만 흥아해운은 16% 급락했다. [사진 뉴스1]

6일 연속 상한가 행진은 역시 무리였다. 자본잠식으로 상장 폐지 위기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흥아해운’ 주가가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27일엔 급락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흥아해운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6% 떨어진 4830원에 마감했다. 거래 정지 직전인 지난해 3월 27일 299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이날 1조1550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던 흥아해운은 거래 재개 첫날인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1555원이던 주가는 24일 5750원으로 마감하며 270%나 급등했다.

이날 장 초반만 해도 6일 연속 상한가를 위한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였다. 오전 9시 15분쯤 전 거래일보다 17% 넘게 오른 6740원으로 치솟은 주가는 다시 10분 만에 전 거래일보다 4% 넘게 하락한 5490원으로 떨어졌다. 오후엔 5000원 선을 내주며 4830원까지 빠졌다. 하루에 30% 넘게 주가가 출렁이며 널뛰기했다.

지난 2015년 국내 증시의 가격 변동 제한폭을 기존 15%에서 30%로 확대한 뒤 한 종목이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일은 드물었다. 지난 4월에는 한화투자증권 우선주가 10배 정도 급등했으나, 연속 상한가 행진은 4거래일 만에 멈췄다. 상·하한가 30% 적용 이후 최장 기간 연속 상한가 기록은 9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쓴 삼성중공업 우선주다.

흥아해운은 2019년 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으로 ‘의견 거절’을 받으며 지난해 3월 27일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흥아해운은 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다가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했으나, 지난해 말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상장 폐지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 6월 장금상선에 피인수되며 1000억원이 넘는 자본을 확충했고, 재무구조가 개선되며 워크아웃에서 벗어났다. 이에 지난 14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상장 적격성 심의를 통해 상장 유지 결정을 내렸고, 지난 15일부터 거래가 다시 시작됐다.

때마침 불어온 해운업계 훈풍은 주가 폭등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해상 운임 수요가 크게 늘며 해운주 투자 심리가 살아난 상태다. HMM도 올해에만 주가가 170%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급격한 주가 상승에 주가 과열 우려를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실적 정상화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임에도 주가 상승 폭이 지나치게 가팔라서다. 흥아해운의 올 상반기 매출은 365억원, 영업이익은 -248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은 50억원 정도 느는 데 그쳤고, 매출은 24.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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