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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좋아하는 형님들 법률단 모셔…473억은 운영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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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경찰 조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가 27일 참고인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시민단체가 이재명 경기지사 등을 경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날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두하면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이 자리에 서게 돼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대장동 게이트’가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치권 로비와 같은) 그런 것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씨는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이 회사에서 473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나 사용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에 다녔던 아들이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왼쪽 사진). 화천대유에 근무해 온 딸이 이 회사가 보유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특검 당시 기자회견 모습. [뉴스1, 중앙포토]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에 다녔던 아들이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왼쪽 사진). 화천대유에 근무해 온 딸이 이 회사가 보유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특검 당시 기자회견 모습. [뉴스1,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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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의 2019년 금융거래 내역 중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이 발견됐다는 공문을 받고 내사를 진행해 왔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운영비로 썼고 불법은 없었다. 계좌에 (사용 내역이) 다 나와 있으며 경찰 조사에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여금은) 원래 9월부터 상환하려 했는데 이 일이 터져 정리를 못 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여 명으로 추정되는 초호화 법률 고문단에 대해선 “대가성은 없었다. 제가 좋아하는 형님들, 멘토 같은 분들이라 모셨는데 뜻하지 않게 구설에 휘말리게 돼 죄송할 따름”이라고 언급했다. 김씨는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의원 아들과 관련해선 “(곽 의원 아들이) 산재를 당했다. 그분이 대답하지 않는 한 프라이버시라 내가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화천대유가 산업재해를 신청한 기록은 없다. 경찰은 앞서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도 소환조사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람은 3명”이라며 “나머지 1명인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의 등기임원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사에 착수한 이후 반년 동안 별 진척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FIU에서 온 자료는 금융계좌라 기본적으로 분석할 부분이 많았고, 관련자들의 소명 자료 제출도 지연됐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이 지사와 성남도시개발공사,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천화동인 주주, 전직 고문과 국회의원 등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고발 혐의는 공무상 비밀누설·횡령·뇌물수수·직무유기 등이다.

이 단체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2015년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을 담당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불공정하고 부적절한 심사 등 수많은 비리 의혹 등이 제기됐다. 당시 공사를 관리·감독하던 성남시장으로 막중한 책임이 있었던 만큼 직무유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법조인과 정치인에 대해서는 “사건에 따라 상당금액의 뇌물수수를 했다는 의혹과 탈세 정황이 있다”며 “특히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아들의 화천대유 채용에 관여했고, 그 아들은 50억원이라는 비상식적 규모의 퇴직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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