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어린아이를 둔 부모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등 몇몇 어른들은 오징어게임 열풍이 반갑지만은 않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이 단순한 추억의 게임들이 아이들이 보기에 잔혹하고 선정적으로 그려진 드라마를 아이들이 보게 돼 ‘동심 파괴’가 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지난 25일 트위터에 “이거 지금 얼마나 심하냐면 나 유아들 돌보는데 6살 아기가 ‘선생님, 갑자기 무서운 생각 나요. 무궁화 꽃 피었습니다 했는데 움직이면 총 쏴서 사람이 죽었어요’라고 해서 진짜 깜짝 놀랐다”고 글을 올렸다.
이 트윗은 포스팅 이틀 만에 1만6400회가량 리트윗됐고 39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또 다른 네티즌도 23일 “오늘 진짜 무서웠던 것”이라며 “5학년 수업하는 데 애들 오징어게임 얘기밖에 안 하더라. 충격먹고 그런 거 보지 말라고 잘 설득했는데 그다음 2학년 수업 들어가니까 또 오징어게임 얘기밖에 안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도대체 어디서 보냐고 물어보니까 ‘틱톡(Tiktok)’에 올라온대”라며 “정신 안 차리나, 어른들아”라고 적었다.
이런 우려가 나오자 트위터에서는 부모의 책임이라는 지적과 함께 부모가 아이들의 미디어 이용을 모두 제어할 수 없다는 반박이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몇몇 네티즌은 “이건 부모 재량 아닌가 싶다”, “저런 건 좀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보질 말아야지”라며 지적했다.
그러자 한 네티즌은 “‘청소년 관람 불가(청불)’인데 애들이 그걸 보게 한 부모가 잘못한 거 아니냐는 말이 제일 웃긴다”며 “드라마나 영화가 아무리 청불이면 뭐하냐. TV, 유튜브, 블로그 등 이런 저런데에 이미 다 올라와 있는데. 부모라고 24시간 애들 옆에 붙어서 휴대전화로 뭐 하는지, TV 광고가 뭔지 전부 지켜보고 있을 수가 없다”고 맞섰다.
다른 네티즌들은 과거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회상하며 아이들이 자극적인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도록 어른들이 보다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어릴 때 자극적인 콘텐츠에 노출되는 거 진짜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나만 해도 어릴 때 아빠가 TV로 보던 영화에서 헬기에서 떨어지는 장면 본 뒤로 트라우마 남아서 몇 년 무서워했다”, “나 초등학생 때 호기심에 공포영화 잠깐 봤다가 악몽에 시달렸다. 아기한텐 유해 매체 충격의 스케일이 다르다”고 했다.
오징어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에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456명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26일(현지시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집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넷플릭스 콘텐츠 중 1위를 기록하며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지정돼 넷플릭스에서는 ‘성인 인증’을 해야만 이 드라마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 인기가 치솟자 유튜브나 짧은 동영상을 서비스하는 틱톡에서 작품 리뷰 등 관련 콘텐트가 넘쳐나고 있다. 이를 통해 드라마 속 잔혹한 장면도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