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자개방형 병원 논란 제주 녹지병원, 국내 자본이 인수

중앙일보

입력 2021.09.27 18:45

업데이트 2021.09.30 16:53

우리들리조트 측, 지분 75%…녹지 측 영리병원 사실상 포기

제주 서귀포시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제주 서귀포시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으로 추진돼 논란이 일었던 제주 녹지국제병원을 내국인 자본이 인수해 국내 의료기관으로 운영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28일 “우리들리조트의 김수경 회장 측이 최근 JDC를 찾아 녹지국제병원 지분 매입 입장과 운영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JDC에 따르면 최근 중국 루디(綠地)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이하 녹지제주)가 국내의 우리들리조트와 관련된 재단 측과 75% 수준의 녹지국제병원 지분 매매 계약을 맺었다. 중국자본이 영리병원 운영방안을 사실상 철회하는 셈이다.

재단 측은 향후 5% 정도를 추가 매입해 80% 수준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전체 매각 금액은 540억 원대다. 나머지 20~25% 지분이 남은 녹지제주는 중국 의료관광객을 유치하는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또 재단 측은 JDC에 “새로 허가받는 병원을 영리병원으로 운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립선과 갑상샘 등 암 수술과 줄기세포 치료 등에 특화된 전문병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JDC 관계자는 “의료기관 개설 허가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의료영리화저지본부 “영리병원 소유권, 국내병원에 넘어간 셈”

제주 서귀포시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제주 서귀포시 녹지국제병원 전경. 최충일 기자

이에 대해 ‘의료 영리화 저지와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2010년 초 영리병원을 추진했던 당사자 측이 지분 70~80%를 매각한 것이 사실이면 영리병원 소유권이 국내병원에 넘어간 셈”이라며 “이는 국내 병원의 영리병원 운영을 허용하지 않는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과 ‘제주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영리병원은 법인의 외국인 투자 비율이 50%를 넘어야 한다.

녹지제주는 2013년 10월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에 착수했다. 이후 2017년 8월 제주도에 병원 개설 허가를 받고, 2018년 7월 776억원을 투입해 47병상 규모의 병원을 준공했다. 하지만 내국인 진료 제한 등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개원이 지연되자 제주도는 2019년 4월 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개설 허가를 한 날로부터 3개월 내 업무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의료법 제64조에 따른 조처였다. 녹지제주 측은 이에 반발해 2019년 5월 제주지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남겨둔 상태다.

한편 당초 제주녹지국제병원의 인수 과정에서 언급된 우리들병원은 녹지국제병원 지분을 인수한 우리들리조트 측 재단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들병원(이사장 이상호) 측은 “본 병원은 서울·부산·대구·광주·전주 등 국내 9곳과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 해외 2곳 뿐이고, 제주의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해 최근 거론되는 재단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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