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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신있다"던 靑, 2년만에 "너무 죄송 드릴 말씀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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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가장 아쉬운 점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다음 정부에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 정부의 과제라고도 했다.

靑 박수현 "너무 죄송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26일) 오전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현 정부에서 가장 아쉬웠던 정책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부동산 정책을 언급했다. 박 수석은 "무엇보다도 여론조사를 해 보면 국민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부동산 정책이다"라며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았으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정부"라고 언급했다.

박 수석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너무나 죄송하고 드릴 말씀 없다"라면서도 "다음 정부가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자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자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진행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하자 박 수석은 "계란값"이라고 답했다. 민생과 직결되는 물가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이어 박 수석은 "경제수석께서 대통령께 '계란 한 판에 7500원에서 7210원까지 떨어졌다'는 보고를 늘 한다"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16가지 집중 물가관리 품목을 수시로 점검한다고 언급하며 "대통령의 관심은 민생이다"라며 "물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민생대책을 매일 점검한다"고 부연했다.

박 수석은 곁에서 지켜본 문 대통령을 한 마디로 '진정성'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임기 말 40% 지지율을 유지하는 대통령은 이례적"이라며 "부동산에 호되게 혼이 나면서도 왜 이렇게 지지를 받느냐 하면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이 민생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일하는 진정성을 국민께서 알아봐 주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와서?" 차가운 여론

박 수석의 방송 인터뷰 뒤 온라인상에서는 2년 전 문 대통령의 발언이 재차 얘깃거리로 떠올랐다. 20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서 우리 정부는 자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익명의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전날부터 27일까지 박 수석의 부동산 사과 발언을 전하는 기사가 공유되고 있다.

해당 기사를 공유한 글에 한 사용자는 댓글로 "미안해하면 끝이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익명의 직장인은 "부동산 5%밖에 안 올랐다면서 왜 사과하느냐"고 비아냥거렸다. 정부의 집값 상승 통계가 현실과 맞지 않는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인 셈이다.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블라인드 캡처]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블라인드 캡처]

또 다른 익명의 직장인은 박 수석의 발언이 포함된 기사를 공유하며 "남 탓하지 않고 죄송하다고 말한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라며 "죄송하면 임대차3법 같은 악법을 되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마찬가지로 차가운 반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포털사이트 카페 '부동산스터디'에서는 "사과해서 될 일인가 서민들 죽어난다", "잘 못된 정책 바로잡아야 한다"와 같은 댓글이 많았다. 2년 전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특기가 부동산이라더니 대국민 사기다"라는 격한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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