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규모 특검'주장 왜?“화천대유 길목에 박범계-추미애 라인”

중앙일보

입력 2021.09.27 11:27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왜 갑자기 대규모 특검 카드를 꺼낸 걸까. 그동안 검찰·법무부·공수처·감사원을 언급하면서 “사정 기능이 작동되나 볼 것”(22일 외교안보 공약발표 뒤)이라고만 하는 등 관련 발언에 신중했던 그가 지난 26일 밤 국민의힘 대선 경선 3차 토론회에서 특검 카드를 꺼내 들며 발언 수위를 끌어올렸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저는 민주당 정권이 내로남불의 이권 카르텔이자 국민 약탈 정권이라 했다. 화천대유를 통해 그 전형을 보고 계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몸 담았던 “2016년 말 최순실 특검처럼” 검찰이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사한 후, 특검에 인계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선 “배임에 대한 강한 심증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재명 경기지사. 오종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이재명 경기지사. 오종택 기자

윤 전 총장 측은 27일 통화에서 특검 발언에 대해 “사건의 배경이 되거나 핵심 인물의 주소가 밀집한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수장이 친정부 인사로 지목된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검찰 상황을 감안해 대안으로 대규모 특검 카드를 언급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 남강고 7년 후배로 박 장관이 지난 2월 첫 검사장 인사 때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발탁했다. 이어 지난 6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혔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자 징계에 찬성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주 ‘화천대유 의혹’ 고발 사건을 공공수사2부에 배당하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상태다.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청 인근 교차로에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과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 이름으로 상반된 의미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청 인근 교차로에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과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 이름으로 상반된 의미의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연합뉴스

‘성남시 대장지구’를 관할하는 수원지검과 성남지청도 윤 전 총장 측은 탐탁지 않아 한다. 일단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지난해 채널A 사건 오보 피의자로 지목되면서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윤 전 총장 관련 징계위가 신 지검장(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징계위원으로 이름을 올리자, 윤 전 총장 측이 신 검사장에 대한 기피 신청을 내기도 했다.

박은정 성남지청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윤 전 총장 감찰을 주도한 핵심 인물이다. 당시 ‘추미애 장관 지시사항’이라는 점을 내세워 징계 업무를 강행하다 주변 검사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화천대유 진상규명으로 가는 수사의 길목마다 윤 전 총장의 징계·감찰 업무에 관여한 악연이 있는 검사들이 있는 건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경쟁 주자들은 화천대유 의혹에 연루된 법조인을 거론하면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날 유승민 전 의원 캠프는 “모든 법조인을 비판하진 말자”고 한 윤 전 총장 전날 토론회 발언을 언급하면서 “화천대유 비리의혹 법조인을 비호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박영수 전 특검 때문인가”라는 논평을 냈다. 홍준표 전 의원도 “검찰총장 시절 화천대유 사건에 대해 첩보를 받지 않았는가”라며 윤 전 총장 책임론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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