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오토바이 지상출입금지…노조 “배달 중단” 입주자 “비 올 때 허용”

중앙일보

입력 2021.09.27 06:44

배달 오토바이 1층서 세대 호출 제한한 송도의 한 아파트. 사진 라이더유니온 인천송도지회 준비위원회

배달 오토바이 1층서 세대 호출 제한한 송도의 한 아파트. 사진 라이더유니온 인천송도지회 준비위원회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단지가 오토바이의 단지 내 지상도로 운행을 막자 배달 종사자들이 배달을 거부하기로 했다.

배달 종사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 인천송도지회는 27일부터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모 아파트단지에 배달을 중단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아파트단지의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10일부터 오토바이의 지상 출입을 막기 위해 지상 1층에서 배달 종사자가 세대로 호출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관련 안내문에는 ‘오토바이의 지상 출입을 막기 위해 한 가지 방법을 더 추가한다. 1층에서 세대 호출을 제한해 오토바이를 지하로 유도하려고 한다’고 적혀 있다. 이어 ‘세대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1층은 호출이 안 되니 지하로 출입해야 한다고 전달해달라’는 문구도 들어갔다.

배달 종사자들은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해 지난 23일 배달 거부 입장을 전하며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협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송도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배달대행업체에 해당 아파트단지 배달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고, 업체가 수용함에 따라 이달 27일부터 배달 중단에 나서기로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오토바이의 특성상 지하 주차장은 미끄러워 사고 위험이 크고 비가 오는 날에는 경력이 많은 베테랑 라이더도 넘어져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고가 나면 피해는 온전히 배달 노동자가 떠안아야 하기에 지하 주차장 통행을 꺼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산업이 필수적인 시대라면 주민들과 오토바이가 모두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단지 내 속도제한과 오토바이 진행통로구역 지정 등 현실적 방안을 합의하고 준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언제든 해당 아파트단지와 협의를 통해 단지 내 안전 운행방안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배달 오토바이의 지상 출입을 제한한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일부 아파트단지에서는 배달원과 경비원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배달 오토바이의 지상 통행에 따라 어린이 안전사고 등이 우려된다며 ‘지상으로 출입할 경우 고발 조치하겠다’는 안내문을 부착하는 아파트단지도 나왔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비가 올 때와 아파트단지 밖에 오토바이를 주차한 경우에는 경비실을 통해 지상 출입을 허용하겠다고 라이더유니온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아파트 1층은 정원과 산책로로 이뤄져 이륜차를 비롯해 모든 차량의 통행이 금지돼 있다”며 “배달 라이더분들에게는 지속해서 이를 통지했으나 과속과 소음으로 단지 내를 무법적으로 통행하면서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우리에게 고유한 결정 권한이 있으며 공생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정 업체에서 배달을 중단한다면 지하로 오는 데 문제가 없는 다른 업체에서 배달 주문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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