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K-바다] 국적선사 지원, 탄소중립…'해운 재건' 넘어 '해운 리더' 넘본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2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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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부는 해운 분야 ‘리더 국가’의 목표를 세웠다. HMM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의 운송 물량은 100만TEU를 넘었다. 사진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선적 중인 HMM 그단스크호. [사진 HMM]

올해 정부는 해운 분야 ‘리더 국가’의 목표를 세웠다. HMM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의 운송 물량은 100만TEU를 넘었다. 사진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선적 중인 HMM 그단스크호. [사진 HMM]

한진해운의 파산은 한국 산업의 바닷길을 끊어놓다시피 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2016년 해운업 매출액은 1년 만에 10조원이 날아갔다. 해운 전·후방의 일자리도 1만개가 사라졌고, 수출품을 실어 나르는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도 반토막이 났다. 무엇보다 수십년간 세계 곳곳에 깔아 놓은 물류망과 신뢰를 잃은 것이 가장 큰 손실이었다.

올해 세계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수출이 다시 날개를 펴자 한국 산업은 다시 긴장했다. 해운업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게 바로 이때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매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배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일 때 국적 선사는 수출기업의 물품을 싣고 세계로 나갔다. 조선소도 새 선박을 지으며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정부는 2018년부터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를 설립해 국적선사를 지원하고 있다. 총 6조원 규모의 지원을 받은 HMM은 2만4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과 1만6000TEU급 등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거느리며 세계 3대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해 최대 국적선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0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HMM은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해양수산부는 이제 ‘해운 재건’을 넘어 ‘해운 리더’의 자리를 노린다. 최근 해운 분야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해상 운임(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은 19주째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물동량이 증가하며 외국의 주요 선사들이 신조 발주를 늘리고 있다. 해진공은 중소·중견 선사도 신규 선박을 주문할 수 있도록 최대 30억 달러 규모의 선박금융을 제공한다. 중소 수출기업에는 국적선사를 저렴한 운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장기운송계약 체결을 지원한다.

어촌뉴딜 300 사업의 첫 결과물은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로 유명한 전남 신안 만재도의 접안시설이다. [사진 해양수산부]

어촌뉴딜 300 사업의 첫 결과물은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로 유명한 전남 신안 만재도의 접안시설이다. [사진 해양수산부]

내년 해양수산 정책의 핵심 과제는 ‘어촌 소멸 대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어가 수는 4만3000가구로 5년 전인 2015년보다 20.7% 감소했고, 어가 인구는 9만8000명으로 23.7% 줄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최근 어촌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코로나19 지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안·어촌 지역의 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어촌을 살고 싶은 곳으로 탈바꿈하는 어촌뉴딜 300 사업이 대표적이다. 한국어촌어항공단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300곳의 어촌·어항에 총 3조원을 투입해 정주여건과 소득·복지 수준을 끌어올리며 청년 등의 귀어·귀촌을 유도하고 있다.

세계적 흐름인 ‘탄소중립’도 빼놓을 수 없는 정책 목표다. 해수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탄소중립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36.6% 늘린 4562억원으로 편성했다. 관공선과 여객선을 액화천연가스(LNG)·하이브리드 선박으로 바꾸고, 수소·암모니아 선박 기술 개발에도 착수한다.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은 탄소중립 관련 연구개발(R&D)에 투자해 2050년까지 선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현재의 50% 수준으로 줄일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친환경 선박 인증을 획득한 내항 선박 사업자에 건조 비용의 최대 20%를 지원한다.

탄소 문제와 함께 해양 환경의 골칫덩이인 해양 쓰레기 대응도 본격화해야 한다. 해수부는 203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발생량을 60% 줄이고 2050년에는 발생량을 아예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은 바다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민간에서 특정 해변을 맡아 가꾸는 ‘반려해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적 우려가 큰 숙제도 남아 있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을 위해 내년 한 해 932억원의 예산을 짰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오염수의 국내 유입 감시를 강화하고, 수산물 유통 과정에서의 방사능 검사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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