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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샐러드·샌드위치 사기 힘들어지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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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24일 SPC삼립 청주공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24일 SPC삼립 청주공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빵과 재료 등을 배송하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가 장기화하면서 파리바게뜨 가맹점 일부가 배송 지연으로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선 샐러드나 특정 빵 제품의 판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안 들어오는 품목이 있다”며 “특히 샐러드나 샌드위치 같은 신선식품은 배송이 빨리 들어와야 만들고 팔 수 있는데, 배송이 늦게 되면 그걸 만들 인력도 이미 퇴근을 했거나 야채의 색이 변해 피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배송 거부에는 파리바게뜨 등 SPC그룹 가맹점에 빵이나 재료를 배송하는 차량 총 700여대 중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200여대의 차주가 참여했다. SPC는 지난 14일 문제가 된 운수업체 등 10여곳과 계약을 해지한 뒤 대체 배송 차량을 투입해 물류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차량 자체가 부족하다” “한 번에 배송하던 걸 두 번에 나눠 배송하는 등 배송이 늦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운송 거부 사태는 지난 2일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시작됐다. SPC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계기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 간의 갈등이었다. 당초 운수사 측은 지난 6월 호남 지역 배송 물량 증가로 인해 본사에 증차를 요구했고, 본사는 이를 받아들여 차량 두 대를 증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 간 노선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좋은 조건의 노선을 어느 쪽에서 가져가느냐를 두고 충돌이 벌어졌다. 결국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본인들의 요구안 수용을 촉구하며 배송 거부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SPC에 따르면 배송 노선은 운수사 측에서 자체적으로 조정하는 것으로, 본사는 관여하지 않는다.

파업이 길어지자 호남 지역의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화물연대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화물연대 측은 손해배상을 SPC가 대신 하는 조건으로 배송 거부를 철회하겠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15일 전국 11개 파리바게뜨 물류센터로 전선을 확대했다.

화물연대 소속 300여명은 23~24일 SPC삼립 청주공장 앞에서 철야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당초 밀가루 생산 공장인 세종공장에서 집결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의 저지로 인해 청주공장으로 바로 이동해 집회를 진행했다. 청주공장은 샐러드와 야채류를 주로 만드는 곳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농성 첫날 일부 가맹점이 관련 제품을 늦게 받는 일이 있었지만, 바로 정상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세종공장에서는 지난 17일부터 화물연대 조합원 100여명이 공장 정문을 막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종공장의 밀가루 공급량이 기존 하루 800~1000t에서, 17일 당일 100~150t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화물연대 소속 89명을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입건하고, 이 중 한 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같은 날 “지금의 민주노총 화물연대 운송 거부는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가맹점주의 생존권을 담보로 하는 것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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