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의 남자’ 모델, 유랑 광대 강준섭 별세

중앙일보

입력 2021.09.27 00:03

지면보기

종합 18면

강준섭

강준섭

‘이 시대 마지막 유랑 광대’ 강준섭(사진) 국가무형문화재 진도다시래기 보유자가 24일 오후 7시께 별세했다. 88세.

고인은 1933년 전남 진도에서 무당 일을 하던 집안에서 4남 1녀 중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국가무형유산원이 발간한 구술 자서전에 따르면 고인의 윗대 어른은 대대로 음악 활동을 했고, 진도씻김굿 명인이었던 고 박병천 집안을 비롯해 진도의 이름난 예인 집단과 교류했다.

고인은 판소리 명창 신치선에게 소리를 처음 배웠고, 14세에 여성 창극단에 입단해 이곳저곳을 유랑하며 공연했다. 청년 시절에 잠시 군대에서 복무한 것을 제외하면 1970년대까지 계속 유랑극단 활동을 했다.

고인은 천수를 누리고 행복하게 살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동네 상여꾼들이 유족을 위로하고 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행한 진도다시래기 복원 활동에 참여했다. 1979년에는 국립극장에서 진도다시래기 공연을 했다. 진도다시래기가 1985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자 고인은 고 조담환과 함께 탁월한 기량을 인정받아 이 종목 보유자, 즉 인간문화재가 됐다. 심청전, 춘향전, 장화홍련전 등 고전 판소리부터 신파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대에 섰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장생으로 등장한 감우성이 맹인 연기의 표본으로 삼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유랑극단에서 함께 활동한 부인 김애선 진도다시래기 명예 보유자와 진도다시래기 전승 교육사인 아들 민수 씨, 딸 계순·계옥 씨가 있다. 빈소는 전남 진도 산림조합추모관. 발인 27일 오전 10시. 061-543-4040

[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