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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와 동선 겹치면 실시간 알려주는 앱…정부, 도입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정부가 개인이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디지털 역학조사 도입을 추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000명을 넘어서면서 기존 역학조사 방식이 한계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에 대비한 조치이기도 하다. 앱 사용자가 많을수록 효과가 커지는 만큼 국민 협조를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26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개인이 자기 동선과 확진자 동선이 겹쳤는지 점검할 수 있는 디지털 방식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천정희 서울대 산업수학센터장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폰 앱인 ‘코동이(코로나 동선 안심이)’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동이 앱은 사용자의 이동 경로를 GPS(위성항법시스템)로 추적해 개인 스마트폰에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한다. 동형암호(암호화한 데이터를 해독하지 않은 채 분석할 수 있는 기술)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특정 서버나 정부에 보내지 않더라도 확진자와 접촉했는지 매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확진자 발생 시 접촉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접촉 사실을 알려줄 수 있다. 앱 사용자 본인이 확진될 경우 개인정보를 뺀 동선만 ‘기부’ 방식으로 다른 사용자들에게 공개해 접촉 여부를 알릴 수도 있다.

개발자인 천 교수는 지난 3일 개최된 ‘지속 가능한 K방역 2.0 준비 국회 간담회’에서 코동이 앱에 대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신속한 디지털 방역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역학조사관들의 업무를 줄일 수 있고 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동구보건소 소속 역학조사관인 주지수 주무관은 “확진자 동선 정보를 빨리 공개해줘야 접촉자가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를 할 수 있다”며 “인력으로 메꿔온 역학조사를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싱가포르는 국민 90% 이상이 ‘다 함께 추적(trace together)’이라는 앱을 사용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면 블루투스 방식으로 앱에 개인 동선이 기록되고 확진자 발생 시 접촉자를 실시간으로 가려내는 방식이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역학조사는 GPS 방식이란 점이 다르다.

한계도 있다. 사용자가 A백화점 건물을 방문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어떤 매장에 갔는지 구체적인 정보는 알 수 없다. 홍윤철(예방의학과 교수) 서울대 공공의료사업단장은 “앱과 함께 QR코드 정보를 결합하면 GPS의 오차를 보정하면서 실시간 역학조사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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