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50억 퇴직금 논란, 곽상도 국민의힘 탈당

중앙일보

입력 2021.09.27 00:02

업데이트 2021.09.2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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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불똥이 국민의힘으로 옮겨붙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에서 6년간 근무한 뒤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26일 드러나면서다.

곽 의원은 50억원 수령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도 안 돼 이날 오후 탈당계를 제출했다. 당 지도부가 제명 등 중징계 가능성을 시사하자 선제적 탈당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으로부터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라는 공격을 받아왔던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국민의힘 게이트임이 명백해졌다”며 반격에 나섰다.

곽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들 곽병채(32)씨가 성과급 및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수령한 것과 관련해 “의혹이 불거진 뒤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한 곽씨는 대리 직급으로 보상팀에서 근무하다 올해 3월 퇴직했다. 30대 초반의 곽씨가 회사를 떠나면서 받은 50억원을 두고 정치권에선 “곽 의원을 보고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곽 의원은 “그랬다면 저는 벌써 (정치 생명이) 죽었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 대주주인 언론사 부국장 출신 김만배씨와 성균관대 동문으로 평소 친분이 깊다고 한다. 곽 의원은 김씨와 만날 때 대장동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와도 한두 차례 본 적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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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50억원 수령을 언제 알았나.
“대장동 의혹 관련 보도가 연이어 나오면서 제가 점검을 해봤다. 의혹이 불거지기 전엔 알지 못했다.”
퇴직금이라기엔 비상식적인 액수다.
“회사에서 주니까 받은 거다. 화천대유가 엄청나게 돈을 벌었다고 하지 않나.”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 뒤 “곽 의원이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탈당계는 제출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탈당계 소식은 긴급 최고위 개최 30분 전인 오후 4시30분쯤 당 지도부에 공유됐다고 한다. 당 지도부가 곽 의원 제명 등 중징계 의결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였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준석 대표도 화상회의 방식으로 최고위에 참석할 정도로 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곽상도 아들 “내 몸 상해 번 돈” 문준용 “곽, 나 공격하더니…”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보고에 참석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임현동 기자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긴급보고에 참석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관계자는 “곽 의원이 선제적으로 탈당하지 않았을 경우 제명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 의원 아들 곽씨는 이날 직접 입장문을 내고, 석사 과정을 밟고 있던 2015년 부친인 곽 의원이 “생각이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며 화천대유를 소개했다고 밝혔다. 곽씨는 2015년 6월 입사한 뒤 올 1월까지 233만~383만원의 세전 급여를 받았다고 했다. 또 “지난해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의 성과급 계약을 했다. 올해 3월 퇴사 전 50억원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됐고, 원천징수 후 약 28억원을 지난 4월 말 제 계좌로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은 사실이다. 아버지가 화천대유의 배후에 있고 그로 인한 대가를 받은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이 회사 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 총액은 50억9900만원이다. 화천대유 직원은 16명으로 곽씨가 받은 퇴직금은 전 직원의 5년간 임금과 비슷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38)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곽상도 의원님, 대통령 자식 공격으로 주목받았지요”라며 “자기가 휘두르던 칼이 주목받은 만큼, 원한 쌓은 만큼 거대해져 되돌아오겠군요. 그 칼에 아들까지 다칠지도 모릅니다”라고 썼다. 곽 의원은 미디어아트 작가인 준용씨를 겨냥해 지원금 등 각종 특혜 의혹을 제기해 왔었다.

국민의힘은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대장동 의혹의 몸통은 여전히 이재명 지사”라며 특검과 국정조사 도입을 계속 압박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이상일 공보실장은 “대장동 개발의 모든 과정과 자금 흐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검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규명돼야 한다”고 논평했다. 홍준표 의원은 “대장동 비리는 점입가경으로 가고 있다”며 “조금 더 있으면 박영수 (전) 특검과 연루되는 대장동 비리 관련 검찰 게이트도 곧 나올 기세”라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페이스북에 “박영수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일하며 얼마를 받았을까”라고 썼다. 박영수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변호사로 있었고, 그의 딸도 2016년 8월부터 화천대유에서 보상 업무를 담당하다 지난달 그만뒀다. 박 전 특검 측은 “딸의 퇴직 절차가 정식으로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퇴직금을 아직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 지사 측은 반격의 고삐를 죄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50억원은 원유철 전 의원의 (화천대유) 고문료처럼, 박근혜 정부와 국민의힘이 성남시 공공개발을 저지해 준 대가성 뇌물의 일부로 의심된다”고 했다. 곽 의원 탈당을 두고도 "꼬리를 잘라도 도마뱀은 도마뱀. 비겁한 꼼수”라고 했다.

여당 지도부도 국민의힘 공격에 가세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화천대유에서 누가 똬리를 틀고 앉아 이권과 특권을 누렸나 그림이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특검 요구에 대해선 불가론을 폈다. 이 지사 측도 “야당의 특검 주장은 계속 시끄럽게 끌고 가서 여권 지지율 1위를 타격하려는 불순한 의도”(캠프 핵심 관계자)라고 보고 특검 반대론이 확고하다. 다만 이 지사와 경쟁하는 이낙연 캠프 대변인 이병훈 의원은 “이 지사도 사업 설계자를 자처한 만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온도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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