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시대 연 코인거래소…9부 능선 넘고도 '생존게임' 남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26 17:39

업데이트 2021.09.26 21:16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가 마감되면서 국내 암호화폐 시장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한 4대 거래소 체제로 재편됐다. 이들 거래소의 제도권 편입이 9부 능선을 넘었지만, 시장을 흔들 변수는 남아있다. 아직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완벽히 구축되지 않은 데다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확인서(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은행들이 계약 연장 여부를 3~6개월 후 다시 검토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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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중 기한에 맞춰 사업자 신고를 마친 곳은 총 29개사다. 이 중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만 원화(현금)로 코인을 살 수 있다. 나머지 25곳에선 코인 간 거래만 가능하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지 못한 37개사는 폐지 수순을 밟는다.

실명계좌·트래블룰…숙제로 남았다

4대 거래소가 실명 계좌 계약 연장에 성공하며 과점체제를 구축하게 됐지만, 투자자들이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먼저 빗썸·코인원·코빗과 계약을 맺은 은행들은 3~6개월 후 실명 계좌 계약 재연장 여부를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NH농협은행은 빗썸·코인원과의 실명계좌 제공 계약을 내년 3월 24일까지 6개월 연장했다. 신한은행은 그간 코빗과 6개월 단위로 계약을 맺어왔는데 이번에는 12월에 만료되는 3개월짜리 단기 제휴를 맺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트래블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시행 초기 상황을 들여다보고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건부 연장인 셈이다. 케이뱅크와 업비트는 제휴 기간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4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표시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 2021.9.24/뉴스1

24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모니터에 표시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 2021.9.24/뉴스1

관건은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이하 특금법)에 따라 내년 초부터 시행되는 '트래블룰'이다. 트래블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 사업자에게 부과한 규제다. 트래블룰에 따르면 암호화폐 사업자는 암호화폐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양쪽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한다.

은행은 트래블룰이 지켜지지 않으면 언제든 거래소와의 제휴를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트래블룰을 지키지 않고 거래소 내에서 자금세탁이 이뤄지면 실명 계좌를 내준 은행에도 불똥이 튈 수 있어서다. 내년 3월 25일부터는 트래블룰을 위반한 거래소는 영업 관련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트래블룰 구축에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앞서 4대 거래소가 트래블룰에 공동 대응하겠다며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했지만 업계 1위인 업비트가 탈퇴 선언을 하며 힘이 빠졌다. 거래소들은 신고 수리가 나면 이후 정부 지침에 따라 트래블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는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금융당국은 이미 신고 거래소를 대상으로 정밀 심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앞으로 약 3개월 동안 사업자 신고를 한 곳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FIU는 암호화폐 사업자가 고객 예치금 분리 관리, 다크코인 취급 금지 등 법적 의무를 지키는 지 점검할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일부 거래소의 신고가 수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까지 코인 거래소 중 신고 접수를 마치고 수리까지 받은 곳은 업비트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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