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암호화폐 모든 거래 형사처벌"…코인 엑소더스 시작됐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26 16:58

업데이트 2021.09.26 17:08

지난 25일 홍콩의 한 거리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관련 광고가 걸려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5일 홍콩의 한 거리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관련 광고가 걸려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에서 ‘암호화폐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 당국이 모든 암호화폐 관련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형사처벌까지 하겠다고 나서자 중국과 홍콩의 투자자들이 대거 암호화폐 처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 CNBC 방송은 “중국 인민은행이 암호화폐 거래 단속 방침을 밝힌 직후 중국과 홍콩의 투자자들이 매각, 또는 자산 이전 방법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장 암호화폐를 보유한 중국 부자들에 비상이 걸렸다. 암호화폐 자산을 다른 국가로 옮겨주는 업무를 하는 데이비드 레스퍼런스 변호사는 CNBC에 “규제 발표가 나온 지 2시간도 안 돼 중국에 있는 암호화폐 투자자로부터 10통 이상의 e메일과 전화, 메시지 등을 받았다”며 “이들은 모두 자신의 전자지갑에 있는 암호화폐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24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최근 암호화폐 거래 선전활동이 기승을 부리면서 경제금융 질서를 어지럽히고 위법한 범죄 활동을 조장해 인민의 재산 안전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며 “암호화폐는 화폐로서 시장에 유통돼서는 안 되며, 될 수도 없다. 관련된 모든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이들은 관련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은행 본부 건물 앞에서 한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EPA=연합뉴스]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은행 본부 건물 앞에서 한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EPA=연합뉴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 암호화폐와 법정화폐의 거래는 물론, 암호화폐끼리의 교환 행위,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행위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계좌 개설이나 자금 이체, 청산 등의 서비스나 암호화폐 관련 보험 업무도 할 수 없게 됐다.

중국은 이미 지난 5월 중국 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거래와 채굴을 모두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엔 한발 더 나아가 불법 행위를 적발하면 형사처벌을 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여기에 중국 당국은 그동안 묵인해오던 해외 국적 거래소에도 손을 댔다. 해외에 법인을 둔 암호화폐 거래소가 중국인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불법 금융 행위로 규정한 것이다. 이를 위반하면 중국에 머무는 외국 국적의 거래소 직원도 조사 대상이 된다. 이에 세계 최대 이더리움 채굴 플랫폼인 ‘스파크풀’은 중국 본토 사용자에게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업체 코보도 본사를 베이징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의 애플리케이션 내 국가 선택 명단에서는 ‘중국 본토’가 사라졌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박람회에서 디지털 화폐 e-위안 로고 옆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AP =연합뉴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박람회에서 디지털 화폐 e-위안 로고 옆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AP =연합뉴스]

이런 대대적인 단속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중앙은행의 공식 디지털 통화(CBDC) 'e-위안'의 안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분석이 나온다. 레스퍼런스 변호사는 “중국 정부는 e-위안의 모든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려 한다”며 “이번 규제로 암호화폐 자산을 동결한 뒤 나중에 이를 e-위안으로 바꾸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발 규제에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도 파장이 밀어닥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암호화폐 거래 규모 1·2위를 다툰다.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26일 오후 4시 10분 현재 4만2019달러로 인민은행의 발표 이후 6.83% 하락했다. 이더리움(9.51%), 리플(6.62%) 등도 동반 급락세다. 중국발 엑소더스가 심화해 매도 물량이 추가로 쏟아질 경우 폭락장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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