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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탈LG'가 기회다…반도체 맛집 노리는 디스플레이 강자

중앙일보

입력 2021.09.25 07:00

삼성전자가 한 달 넘게 7만전자를 못 벗어나면서 개미들 속이 터지는데요. 반도체 회사라고 다 똑같진 않은 거 아시죠? 앤츠랩은 지난달 8인치 파운드리 업체 DB하이텍을 소개한 적 있습니다. 이번엔 팹리스(시스템반도체 설계·개발 업체) 국내 1위 업체입니다. 구독자 sukh****님이 게시판에 제안해주신 종목, LX세미콘입니다.

 LX세미콘이 설계한 반도체 회로 이미지. LX세미콘 홈페이지

LX세미콘이 설계한 반도체 회로 이미지. LX세미콘 홈페이지

LX그룹을 아시나요? 지난 5월 LG그룹에서 5개 회사가 분사해 출범한 그룹인데요. 실리콘웍스가 LX그룹에 편입되면서 바뀐 사명이 LX세미콘입니다. 사명처럼 반도체(semiconductor)를 합니다. 반도체를 설계·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회사이죠. (공장은 없습니다. 생산은 TSMC 같은 파운드리에 100% 위탁)

수~많은 반도체 중 주로 뭘 설계하느냐.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 매출 대부분(87.9%)을 차지합니다. LCD나 OLED 같은 디스플레이에 있는 수많은 화소를 조절해서 여러 색깔이 나타나게 하는 칩이죠.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CSOT가 핵심 고객사입니다. 예전엔 LG디스플레이 의존도가 절대적이었지만 점점 중국 비중을 키워가는 중(올해 상반기 LG디스플레이 매출 비중 69%).

 LX그룹은 5개의 자회사가 있다. LX그룹 홈페이지

LX그룹은 5개의 자회사가 있다. LX그룹 홈페이지

상반기 실적이 ‘서프라이즈’였죠(매출 98%, 영업이익 636% 증가). 반도체 공급부족 특수를 누린 건데요. LX세미콘이 주로 하는 TV용(중대형) DDI 평균 가격이 1년 전보다 50%가량 올랐다고 합니다(1대 기준). DDI 생산을 위탁할 8인치 파운드리 생산단가가 올라가자, DDI 단가도 높인 거죠.

반도체 공급부족은 내년에도 계속될 거라고 다들 보고 있잖아요? 그 말인즉슨 DDI 가격도 지금보다 더 오르면 올랐지 꺾이진 않을 거란 뜻.

 OLED 이미지. 셔터스톡

OLED 이미지. 셔터스톡

그런데 올해 들어 7월까지 122% 급등했던 주가는 8월에 조정받고 주춤한 상태. 1년 넘게 오르던 LCD 패널 가격이 8월 들어 하락 반전한 여파죠. ‘LCD 패널 가격이 폭락한다→DDI 가격도 떨어지겠지?→LX세미콘 내년 실적 어쩌냐’라는 시장 반응인데요. 일단 DDI가격이 실제론 더 오를 거란 말씀(파운드리 단가에 연동)은 이미 드렸습니다. 또 LCD보다 단가가 3배는 더 비싼 OLED DDI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죠.

→ 한마디로 실적은 걱정 마세요. 내년에 더 좋아져요~.

물론 실적이 좋다고 주가가 꼭 오르란 법은 없습니다(실적 좋아지는 기업들이 많아서...). 원래 하던 걸 계속 잘하는 것만으론 부족하죠. 투자자들의 가슴을 뛰게 할 만한 새로운 게 있어야 합니다.

LX세미콘의 결정적인 약점은 DDI를 포함해 사실상 디스플레이쪽만 한다는 겁니다.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기 시작한 건 아주 최근 일이죠. 일단 지금까지 얘기 나온 것 좀 모아볼게요(용어가 어려우면 건너뛰셔도 됩니다).

3D ToF(비행시간측정)센서=MS(마이크로소프트)와 기술협력 통해 개발 중. VR(가상현실)·MR(혼합현실) 기기나 산업용 로봇이 공간을 인식하게 하는 기술. 미래성장성 굿.

 VR기기가 공간을 인식하려면 필요한 게 3D ToF센서. 셔터스톡

VR기기가 공간을 인식하려면 필요한 게 3D ToF센서. 셔터스톡

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고온·고전압에 강한 전기차용 반도체. 현재 품귀현상 빚는 고성장 시장. 연구개발 착수.

차량용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자동차 전자장치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현재 차량용 반도체 부족사태의 주 원인. 안전도와 관련된 까다로운 신뢰성 규격을 충족해야 한다.

전력관리반도체(PMIC)=전자기기에 필요한 전력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공급하도록 관리하는 반도체. 사람의 심장 같은 역할. LX세미콘은 최근 관련 연구개발 부서 신설.

비유하자면 한식(디스플레이) 전문 요리사가 중식·양식·일식까지 다 하겠다고 나선 모양새인데요. 생산업체가 아닌 설계 전문 팹리스이기 때문에 어떤 설계 인력을 영입하느냐에 따라 예상보다 빠르게 성과를 낼 수도 있죠. (한식당도 전 일식집 주방장을 영입하면 일식도 할 수 있으니까요?)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철수하면서 그쪽 인력들이 합류했단 얘기도 있군요.

물론 언제쯤 가시화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죄다 ‘연구개발 중’이고 3D ToF 센서 말고는 아직 고객사가 드러난 곳도 없으니까요. 다만 LX그룹에서는 미래 먹거리를 담당하고 있는 핵심 자회사이니,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지 않을까. 이런 막연한 기대감은 있습니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순차입금이 마이너스(–)3094억원)이라 재무구조는 탄탄.

LX세미콘의 PER은 6배 안팎(올해 예상 실적 기준)인데요. 동종업계와 비교하면 저평가란 주장도 나옵니다. 문제는 ‘만년 저평가’라는 점! 투자자들은 저평가 탈출을 위한 카드로 무상증자가 나오길 간절히 기원 중인데요. 과연?

결론적으로 6개월 뒤:

탄탄한 실적에 장밋빛 기대감을 입혀라

이 기사는 24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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