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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등극 ‘오징어 게임’…"K-드라마 고전적 표현에서 벗어났다"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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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징어 게임'.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사진 넷플릭스

이지영 문화팀장의 픽 : 글로벌 돌풍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OTT 콘텐트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7일 첫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24일 전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오늘의 톱10’ 차트 1위에 등극했습니다. 아시아 드라마로서 첫 기록입니다.

이에 앞서 ‘오징어 게임’은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순위 1위에 올랐고, 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ㆍ인도네시아ㆍ태국ㆍ필리핀ㆍ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카타르ㆍ오만ㆍ에콰도르ㆍ볼리비아 등에서도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해외 평단의 반응도 역대급입니다. “가장 기이하고 매혹적인 넷플릭스 작품 중 하나”라고 평한 포브스는 구슬치기 내용이 담긴 6화 ‘깐부’편을 “올해 본 TV 프로그램 에피소드 중 최고”라고 극찬했습니다. 이 밖에도 “신선한 아이디어를 스릴 넘치는 드라마로 승화시켰다”(디사이더), “단순한 놀라움 그 이상을 선사한다”(film-rezensionen.de) 등 호평이 이어집니다.

출연 배우들까지 “세트장에 가면 사진찍기 바쁠 정도로 세트가 몽환적이었다”(이정재), “공간 안에 들어간 순간 황홀했다“(정호연)며 감탄했던 비주얼 요소와 정재일 음악감독이 진두지휘한 음악도 ‘오징어 게임’의 선전에 일조합니다. 홍콩 신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영리한 플롯이 화려한 세트, 의상, 훌륭한 음악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고 추켜세웠고, 북미 온라인 리뷰 매체 더리뷰긱도 “밝은 색상과 화려한 영상이 게임의 거칠고 어두운 특성과 대조를 이룬다”고 평가했습니다.

2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 마련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팝업 체험존 '오겜월드'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국내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뉴스1

2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 마련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팝업 체험존 '오겜월드'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국내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뉴스1

공개된 지 이제 고작 1주일 남짓인데도 ‘오징어 게임’의 여파는 전방위적입니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선 ‘오징어 게임’ 속 도시락통과 티셔츠 등이 주목을 받고 있고, 뽑기게임 용 달고나 세트도 등장했습니다. 투자사와 배우 소속사 등 관련주의 주가도 상승세입니다.

‘오징어 게임’은 인생의 막다른 곳까지 내몰린 이들이 스스로 인생의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서바이벌 게임을 선택하는 이야기입니다. 탈락하면 죽음이라는 잔인한 게임 룰은 극한의 경쟁에 내몰린 현대사회를 직설적으로 풍자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강력한 축소판” (NME), “계급의식에 관한 비판은 충격적이고 마음을 사로잡는다“(Brights Hub), “한국 사회와 자본주의의 어두운 부분을 스릴러 장르로 파헤친다”(Cinema Gavia) 등 해외 평론가들의 눈도 그 포인트를 짚어내는 데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사진 넷플릭스

양극화와 불평등이 고착화된 사회를 꼬집어내 글로벌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은 기존의 한류 드라마와 결이 다릅니다. 이미 ‘기생충’과 ‘설국열차’ 등으로 현실 비판과 풍자의 성공 경험을 쌓았던 영화와 달리 그동안 드라마는 멜로와 사극 중심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해왔습니다.

한류 드라마의 효시로 꼽히는 ‘겨울연가’와 ‘대장금’부터 지난해 ‘사랑의 불시착’까지, 주인공들의 사랑 이야기와 주연 배우의 팬덤이 드라마 인기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넷플릭스에 공개돼 큰 인기를 끈 좀비 스릴러 ‘킹덤’ 시리즈 역시 사극의 틀 안에서 진행됩니다.

그래서인지 해외 평론가들은 ‘오징어 게임’을 두고 “신선하다”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탈북자와 외국인 노동자, 도박 중독 고졸 백수와 빚더미에 올라앉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 등 등장 인물마다 너무 뻔한 전형성을 드러내고 있어 국내에선 “진부하다”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마저 신선도 지수를 100%로 매겼습니다.

프랑스 매체 RTL은 ‘오징어 게임’을 두고 “K-드라마의 고전적인 표현에서 벗어난 서스펜스를 제공한다”고 평가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징어 게임’은 K-드라마 세계 시장 진출 역사에서 이정표로 기록될 만합니다. 우리만의 세계 ‘K’에서 벗어나 ‘데스 게임’ 장르라는 보편적 형식으로 정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돌풍이 갖는 의미는 더욱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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