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언론에 재갈 물리겠다는 與

문 대통령 “언론중재법 충분히 검토될 필요”

중앙선데이

입력 2021.09.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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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호 12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언론이나 시민단체·국제사회에서 이런저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충분히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내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여야가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추가 검토를 결정하자 대변인을 통해 “여야가 숙성의 시간을 갖기로 한 걸 환영한다. 소통과 열린 협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가 마련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낸 적이 있지만 직접 육성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언론중재법은 청와대가 주도해서 이뤄지는 입법은 아니다”며 “가짜 뉴스와 허위 보도로 인한 국가적·개인적 피해가 컸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정 간에 원론적 합의가 있었고, 그에 따라 당쪽에 의해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언론사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국회에서 ‘8인 협의체’를 가동하고 협상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이날 ‘충분한 검토’를 언급한 것은 국회 본회의 상정 시한인 오는 27일을 앞두고 언론중재법 처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아이린 칸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24일 “한국의 언론중재법이 다루고 있는 ‘허위 정보’에 대한 정의가 매우 불명확하다”며 “이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지 않도록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칸 보고관은 이날 한국 기자들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미디어 산업은 징벌적 배상이 돼선 안 된다”며 “그렇게 될 경우 뉴스를 보도하는 걸 두려워하게 만들고 자유로운 발언을 얼어붙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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