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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키맨' 유동규는…"이재명 응원차 법정에도 등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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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호 02면

대장동 개발 의혹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위한 특수합작법인 성남의뜰은 지분 1%가 채 안 되는 화천대유 측에 지난 3년 동안 577억원을 배당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위한 특수합작법인 성남의뜰은 지분 1%가 채 안 되는 화천대유 측에 지난 3년 동안 577억원을 배당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의 핵심 ‘키맨’으로,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꼽힌다. 그가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있던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자 공모 절차와 평가 기준 등이 완비됐고, 사업자 공모가 시작(2015년 2월)된 직후 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유씨를 이 지사, 김모씨(화천대유 소유주)와 함께 “악마적 기획의 중심에 있다는 의혹을 받는 3인방”(22일, 김기현 원내대표)으로 꼽고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야권이 그를 주목하는 데엔 “유씨가 이 지사의 오랜 핵심 측근이자,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행동대장”(국민의힘 수도권 초선 의원)이라는 의심이 있다.

유씨가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된 직후인 2010년 11월 29일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속기록엔, 그가 이 지사 법정 출석에 응원전을 나갔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는 이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였다. 이와 관련,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이기인 의원은 “준공무원인 시설관리공단 본부장이 왜 시장의 법정 출석에 응원전을 갔는지 의문”이라며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소지까지 무릅쓸 이유가 뭐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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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유씨와 이 지사의 인연은 언제부터일까. 2009년 이 지사가 공동대표로 있던 ‘성남정책연구원’이 성남 분당구에서 연 리모델링 정책 세미나에 ‘5개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유씨가 참석했다거나, 이듬해 이 지사가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자 직접 선거 사무실로 찾아가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그런 유씨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되자, 성남시설관리공단(성남도시개발공사 전신) 기획본부장으로 파격 임명된 것이다. 이에 당시 시의원들은 ‘공무원 5급 이상으로 5년 이상 경력소지자’ 등 임원 자격 기준에 미달한다고 지적했고, 유씨 자신도 “(자격 기준에)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부분은 없다”(2010년 10월 20일 성남시의회 행정기획위원회 속기록)고 대답했지만, 임명에 문제가 없었다.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부시장을 지낸 박정오 전 성남 부시장은 2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유씨는 성남시에 들어올 때부터 자격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과거 이력과 전문성도 잘 모르지만, 그는 이후 정진상 정책실장과 함께 ‘좌 진상, 우 동규’로 불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지사가 경기지사로 당선(2018년 7월)된 후 경기관광공사 사장(2018년 10월~2021년 1월)을 지내기도 했다. 이 지사 측근 인사라는 주장에 대해 유씨는 24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캠프에서 부르지도 않더라. 언론에서 측근(이란 호칭을)을 만들어줬다”고 부인했다. 그는 또 “경기관광공사를 나온 순간 나는 공직자도 아니고 일반 시민”이라며 자신에 대한 언론의 의혹 제기가 과도하다고 반발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유씨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2015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유씨는 당시 공사 초대 사장이 퇴임하면서 사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할 민간 사업자의 사업제안서 접수는 한달 여 후인 3월 26일 이뤄졌고, 다음날 3 대 1의 경쟁을 뚫고 화천대유가 자산관리사(AMC)로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유씨는 2대 사장이 취임하는 그해 7월까지 사장 직무대리로 일했다. 이기인 의원은 “유씨는 대장동 개발 당시 배당 이익이 민간에 과다하게 몰리면 안 된다는 일부 직원 보고가 있었지만 묵살하고 사업을 강행해 직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과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씨는 2012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을 지냈을 당시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PFV) 대표 남모 변호사와 대장동 개발 사업(‘남판교 도시개발사업’)을 민관 합동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자회사 격인 천화동인의 4호 주주로 알려진 인물이다. 8721만원을 투자해 약 1007억원을 배당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화천대유와 그 관계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수천억원대 배당을 받았다는 논란과 관련해 이런 사업구조를 설계한 핵심 인물로 유씨가 지목된다. 이에 대해 유씨는 “우리가 처음에 (민간 업체 수익 배당 방식 등을) 설계할 때는 그 정도로 남을 거라 예상을 못 했다. 이 상황(부동산값 폭등)을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해명했다. 화천대유에 쏠린 특혜 의혹 등을 부인한 것이다. 그는 “당시 내부 비판 목소리나 다른 제안도 보고받은 적이 없다”라고도 했다.

한편 대장동 원주민 일부는 “평당 600만원 정도 하는 땅을 300만원에 팔았다. 원주민 대다수는 성남시로부터 45~50% 정도의 보상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해 화천대유 측은 “토지보상법이 정한 대로 3인의 감정평가사가 실시한 평가액의 평균으로 결정됐고, 토지소유자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보상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용재결-이의재결-행정소송 등의 구제절차를 거칠 수 있고, 실제 이와 같은 구제절차를 거친 사람도 많이 있다”며 “보상액이 반 토막이라는 건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의혹이 본격화하기 이전부터 관련 소송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대장동 주민 38명은 성남의뜰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환수 소송을 제기했다. 또 지난 20일에는 일부 성남시민들이 성남의뜰을 상대로 배당결의 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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