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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응원차 법정도 등장" 대장동 의혹 키맨, 유동규의 과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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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의 핵심 ‘키맨’으로,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꼽힌다. 그가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있던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자 공모 절차와 평가 기준 등이 완비됐고, 사업자 공모가 시작(2015년 2월)된 직후엔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기 때문이다.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국민의힘은 유 전 사장을 이 지사, 김모씨(화천대유 소유주)와 함께 “악마적 기획의 중심에 있다는 의혹을 받는 3인방”(22일, 김기현 원내대표)으로 꼽고 있다. 야권이 그를 주목하는 데엔 “유 전 사장은 이 지사의 오랜 핵심 측근이자,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인물”(국민의힘 수도권 초선 의원)이라는 의심이 있다.

①리모델링 조합장에서 시설관리공단 간부로 파격 발탁=유 전 사장의 과거 행적은 많이 알려진 게 없다. 다만, 2009년 이 지사가 공동대표로 있던 ‘성남정책연구원’이 성남 분당구에서 개최한 리모델링 정책 세미나에 ‘5개신도시리모델링추진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유 전 사장이 참석했다거나, 이듬해 이 지사가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자 직접 선거 사무실로 찾아가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그런 유 전 사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성남시설관리공단(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신) 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이에 당시 시의원들은 ‘공무원 5급 이상으로 5년 이상 경력소지자’ 등 임원 자격 기준에 미달한다고 지적했고, 유 전 사장 스스로도 “(자격 기준에)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부분은 없다”(2010년 10월 20일 성남시의회 행정기획위원회 속기록)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부시장을 지낸 박정오 전 성남 부시장(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소속)은 2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전 사장은, 성남시에 들어올 때부터 자격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과거 이력과 전문성도 잘 모르지만, 그는 이후 정진상 정책실장과 함께 ‘좌진상 우동규’로 불렸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유 전 사장은 24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캠프에서 부르지도 않더라. 언론에서 측근(이란 호칭을)을 만들어줬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지사 캠프에 몸을 담고 있지도 않고, 측근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도 “유 전 사장이 성남에서 ‘우동규’라고 불린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②임명되자마자 법정 응원전=유 전 사장이 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된 직후인 2010년 11월 29일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속기록엔, 그가 재판을 받는 이 지사를 응원하기 위해 법정에 나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당시는 이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였다.

▶강한구(위원장)=이재명 성남시장께서 한번 법정에 출두한 적이 있었지요?
▶유동규=예, 그렇습니다.
▶강한구=그때 우리 유동규 본부장부터 간부들이 전부 응원차 격려차 새벽부터 나갔지요?
▶유동규=예, 그렇습니다.
▶강한구=이재명 성남시장님 법정에 몇 명 동원시켰어요?
▶유동규=저희 팀장 여덟 명하고 저하고 아홉 명이 갔습니다.
▶강한구=이재명 시장 쫓아다니면서 90도 절하면서 팀장들 전부 동원해서 거기서 인사하라고 (이 시장이) 발령 낸 거예요?

이와 관련, 국민의힘 소속인 이기인 성남시의원은 24일 통화에서 “준공무원인 시설관리공단 본부장이 왜 시장의 법정 출석에 응원전을 갔는지 의문이다.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소지까지 무릅쓸 이유가 뭐냐”라고 했다.

③경기관광공사 사장 임명 땐 민주당 내에서도 잡음=2018년 이 지사의 경기지사 당선 후 유 전 사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때엔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의 집단 성명도 나왔다. 당시 이 지사가 도지사 당선 뒤 '경기연구원 원장에 이한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유동규' 등의 인사를 단행하자 도의회 민주당은 “공공기관장 임명이 측근 인사ㆍ보은 인사 ㆍ낙하산 인사라고 얼룩진 여론의 평가에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다”(10월 1일)는 성명을 냈다.

2018년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임명장 받는 유동규 당시 신임 경기관광공사 사장. 경기관광공사

2018년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임명장 받는 유동규 당시 신임 경기관광공사 사장. 경기관광공사

이재명 “국민의힘의 적반하장 상상 초월”…역공 총공세

한편 이재명 캠프는 이날 지사 본인과 캠프의 핵심 멤버들이 총출동해 역공에 나섰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2015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원들이 대장동 개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우려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방귀 뀐 자가 화낸다더니, 투기세력과 유착해 부정부패를 저지른 국민의힘이 부정부패를 막은 저를 부정부패로 몰아 공격한다”며 “국민의힘의 적반하장 후안무치가 상상 초월”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이재명 캠프의 정례 브리핑에서도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화천대유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을 왜 취업시키고, 원유철 전 의원을 왜 고문으로 임명하고, 이경재 변호사가 왜 갑자기 등장하느냐”며 “국민의힘에 입장을 물으라”고 말했다.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인 김병욱 의원도 “(이번 사건에) 오르내리는 인사가 과연 어느 쪽 정치 진영의 인사인지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재명 후보에 연관시키려고 억지로 추측하고 소설을 쓰는 게 과연 타당하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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