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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3억 증자해 3000억 수익···'화천배대유' 화천대유 신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대구 도심의 한 교차로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뉴스1

23일 대구 도심의 한 교차로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뉴스1

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 논밭과 그린벨트 약 30만평에 아파트 5903가구를 조성한 대장동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자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가 주목받고 있다.

화천대유는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성남의뜰' 에 지분 1%미만(1%-1주)으로 참여했지만 지난해 17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회사에 쌓아둔 이익잉여금만도 1530억원이다.

2015년 2월 자본금 1000만원,직원 3명으로 출발한 회사가 이렇게 경이로운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원인은 '부동산 개발사업'을 했기 때문이다.

화천대유는 2017년 성남의뜰로부터 대장지구 내 5개 필지를 '수의계약'형태로 받아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를 붙여 2018년 분양했고, 지난해까지 1조981억원의 분양매출과 2352억원의 누적분양수익을 거뒀다.

화천대유는 '자산관리회사'자격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했고 2016년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도 자산관리업을 하는 회사로 나와 있다.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자산관리회사는 자본금 70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심지어 성남의뜰 컨소시엄 내에 메이저 자산관리회사인 하나자산신탁이 주주(2종 우선주 5% 보유)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성남의뜰은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화천대유에 자산관리를 위탁했고, 관련 수수료를 지급했다. 위탁수수료만도 140억원이다.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더 나아가 성남의뜰은 '직접 시행권'까지 화천대유에 줬는데, 2017년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는 화천대유가 '자산관리업+부동산개발 및 공급업'을 하는 회사로 변경돼 있다. 사업 영역에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이 추가된 것이다.

건설부동산업계와 부동산금융업계는 화천대유의 자본금이 1000만원에서 증자를 통해 3억1000만원이 된 것을 주목하며,부동산개발업을 하기 위해 미리 요건(자본금 3억원 이상)을 맞췄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화천대유는 2015년 4월 증자를 했는데, 그 시점은 2015년 3월27일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대장지구 프로젝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다. 실제 화천대유가 부동산개발업을 했고, 결과적으로 3억원 증자로 3000억원 이상(올해 수익분 감안)의 추가수익을 올린 셈이다. 딱 증자자금 대비 '천배'의 수익을 올린 건데, 화천대유의 지분 100%는 언론인 출신 김만배씨가 갖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화천대유가 하나자산신탁과 체결한 '관리형토지신탁'계약에 따라 실질적인 부동산개발업무를 하나자산신탁이 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화천대유는 연결작업을 주로 하면서 '떼돈'을 번 셈이다.

도시개발사업만 20년 했다는 모 시행사 회장은 "화천대유의 수익구조는 한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영혼까지 바쳐 일하는 모든 부동산디벨로퍼를 허탈하게 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행사 대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을 풀려면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추진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계약 내용, 평가 점수 등을 공개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협약에 따라 민간사업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공개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화천대유 사무실은 성남의뜰 사무실과 주소가 같은데 성남도시개발공사와 3km 거리에 있고,대장동 사업부지와는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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