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땐 짜장면이 1000원” 이 말 이해 못하는 손자에 해줄 말 [부모탐구생활]

중앙일보

입력 2021.09.24 06:00

업데이트 2021.09.24 09:20

이웃집 아이는 주식 투자를 한다는데, 우리집 경제교육은 “아빠 피곤하니까, 내일 설명해줄게”에 머물러있다고요? 건강한 부(富)의 사다리를 만들어주는 첫걸음.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부모탐구생활로 시작해보세요. 부모를 위한 뉴스, 중앙일보 헬로!페어런츠가 전해드립니다. 이번엔 돈의 가치에 대해 한 번 알아볼까요?

알쏭달쏭 1000원의 가치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돈의 가치, 그리고 노후 준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돈의 가치, 그리고 노후 준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초등학교 6학년 재훈이는 할머니와 마트에 물건을 사러 왔습니다. 할머니는 짜장라면을 고르면서 재훈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머니: “내가 젊었을 때는 짜장면 먹기도 힘들었어. 한 그릇에 1000원이나 했거든.”
재훈: “엥? 짜장면이 1000원밖에 안 했어요? 지금 같으면 열 그릇은 먹을 수 있겠다”
할머니: “할머니가 젊었을 때의 1000원과 지금의 1000원은 다르단다”
재훈: “1000원이라는 돈은 똑같은데, 뭐가 달라요?”

재훈이가 이해하지 못한 예전의 1000원이 지금의 1000원과 다른 이유, 그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돈의 가치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물가는 조금씩 오르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동일한 금액의 돈의 가치는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돈의 가치는 어떤 물건을 얼마나 살 수 있느냐는 것인데, 같은 금액이더라도 옛날의 1000원에 비해 오늘날의 1000원의 가치가 줄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1000원의 가치에 비해 10년 후 1000원의 가치는 줄어들어 있을 겁니다.

그냥 갖고만 있으면 가치가 떨어진다고? 

그래서 돈을 가지고만 있으면 가치가 점점 떨어집니다. 이때 돈의 가치를 유지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은행(금융기관)에 저축하여 이자를 받는 것입니다. 원금에 대한 이자의 비율을 ‘이자율’이라고 하고, 다른 말로 ‘금리’라고도 합니다.

은행에서 이자를 받는 것으로 돈의 가치를 지킨다는 말을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물가가 상승하는 것보다 이자를 많이 받아야 내가 가진 돈의 가치가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은행 금리와 물가상승률이 어떤지 확인해보고 저축이 도움되는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올해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올랐습니다. 같은 달 1년 정기예금 금리는 1.1%입니다. 은행에 맡긴 돈의 가치가 유지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예금이 가장 위험한 상품이라고 말한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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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오르는데, 경제 성장 구조가 저금리 기조에 들어선 우리나라에서는 물가 상승률을 초과해 만족할 만큼의 금리를 주는 저축 상품은 많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의 돈을 1~2년이 아닌, 10~20년 혹은 30~40년 모아서 관리해야 한다면, 이대로 은행 예금에만 묻어두어도 괜찮을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짜장면이 30년 전 1000원에서 지금 1만원으로 10배 오른 것처럼 내 돈도 30년 후에 10배의 가치가 될 수 있을 만한 방법으로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노후 준비 자금처럼 긴 세월 동안 관리해야 하는 돈이라면 더욱 그렇지요. 지금의 1억원은 정말 큰돈이지만 30년 후에는 그다지 큰돈이 아닐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국민연금 9만원씩 가입해주라고?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돈의 가치, 그리고 노후 준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돈의 가치, 그리고 노후 준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따라서 노후자산은 최소한 물가상승률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국민연금’입니다. 국민연금은 매년 1월 전년도 물가변동률을 반영한 금액으로 조정하여 연금액을 지급합니다. 물가가 오르면 받는 연금액도 그만큼 올라갑니다. 물가상승의 실질가치를 보장하며 죽기 전까지 지급을 보장하는 연금제도는 국민연금이 유일합니다. 국민연금은 연금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는 18세 이상의 (소득이 없는) 자녀를 국민연금에 임의가입을 해주어 가입 기간을 최대한 확보해주는 것입니다. 이 경우 최소보험료 9만원씩 납부하면 됩니다. 물론 부모가 자녀의 국민연금을 대신 내주면 증여에 해당합니다. 이왕 증여한다면 목돈도 좋지만, 소액으로 노후 준비를 시작해 주는 것도 초장수시대를 맞이할 자녀들을 위해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가치 하락을 막는 또 하나의 방법은 세월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돈을 ‘모아두는’ 수준에서 ‘투자’의 영역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속해서 성장하는 기업이나 산업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국민연금 역시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해 운용하고 있으며, 성과를 잘 내기 때문에 물가상승률 이상의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은 꽤 성과가 좋은 혼합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투자란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많으며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투자의 변수와 리스크는 시간의 분산과 다양한 자산군의 분산을 통해서 안정성을 보완하고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시간의 준비를 필요로 하는 노후자산 관리야말로 현금의 단순 예치보다는 투자에서보다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조금 바꾸면 달라지는 노후 준비

노후준비자금은 평생을 일하며 수십 년간의 시간을 들여 꾸준히 불입한 소중한 돈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십 년의 긴 시간 속에 원리금 보장 상품은 ‘안전’이라기 보다 ‘정체’입니다. 요즘처럼 산업과 트렌드가 변화무쌍하여 투자할 기회가 무궁무진한 세상에서 현상 수준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안전할 것이란 믿음으로 더 나아질 수 있는 투자 기회를 외면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소중한 나의 노후 준비 자산만큼은 우물 안에 가두지 말았으면 합니다. ‘투자’의 영역은 생각보다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번거롭지 않은 ‘투자’를 도와줄 것입니다. 식견의 각도를 조금만 바꾸면 당신의 노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헬로!페어런츠를 배달합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헬로!페어런츠를 배달합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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