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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번 대장동 핵심인물 과후배, 사업자 선정 참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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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의 민간사업자 선정에 참여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간부가 화천대유 관계사 대표의 대학 같은 학과 후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영개발로 추진됐다는 대장동 개발 사업이 시작 단계부터 민간 업체에 좌지우지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는 정황이다.

대장동 핵심 인물의 후배가 사업자 ‘셀프 심사’ 관여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기자간담회에서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 위원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관계가 있는 인물들의 관계도를 살펴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기자간담회에서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 위원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관계가 있는 인물들의 관계도를 살펴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의혹의 핵심 인물은 대장동 개발 사업의 ‘키맨’ 중 한 명으로 주목받는 천화동인4호(화천대유의 관계사)의 대표 남모 변호사다. 천화동인4호는 화천대유의 관계사로 최근 3년간 1000억 원대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남 변호사가 소유하고 있다. 특혜 의혹이 불거진 뒤 잠적 상태인 남 변호사는 12년 전 대장동 개발이 추진될 당시에도 등장했다. 그는 시행사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영개발을 포기하도록 여당 국회의원 등에게 로비를 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기소 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자타공인 대장동 개발사업 ‘전문가’인 남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도 인맥을 확보했던 것으로 보인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간부로 일한 정모 변호사는 서울의 한 대학 법학과 후배였다. 정 변호사는 지난 2015년에 진행된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선 1차 절대평가와 2차 상대평가에 모두 참여해 ‘셀프 심사’ 논란을 불러온 당사자 중 한 명이다. 공사 측은 당시 상대평가에 대해 “25명의 외부 심의위원단 중 추첨으로 뽑힌 5명이 진행한다”고 밝혔으나 상대평가 심의위원 5명 가운데 2명이 이른바 ‘내부자’인 성남도시개발공사 임직원이었고 그중 한 명이 정 변호사였다. 당시 심사 하루 만에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최고점을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초고속 선정된 것도 논란이 됐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과거 국민의힘과 대장동 토지를 매입한 토건부패 세력이 공공개발을 포기시키고 민간개발로 전환했다”면서 “제가 그 후 성남시장에 당선됐는데 이를 공공개발로 전환하려니까 엄청난 저항과 반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 변호사는 이전의 대장동 개발 과정부터 관여하면서 시종일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을 받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남 변호사가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으나 그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남 변호사가 심었다”는 의혹도 제기돼

성남의 뜰 컨소시엄 구성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성남의 뜰 컨소시엄 구성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 변호사가 남 변호사의 주선으로 공사에 취업했다는 의혹도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정씨는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서 입사한 만큼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014년에 진행된 성남도시개발공사 공개채용에 지원해 4급 상당 전문직으로 채용됐다. 당시 정 변호사가 지원한 분야의 업무는 ▶투자심의 등 심사 관련 업무 ▶투자사업 법적사항 검토 ▶개발사업비 정산 등이었다.

징계 받고 직급 강등, 올해 2월에 퇴사

정 변호사는 지난 2월 20일에 공사를 퇴사했다. 업무태만 사유로 징계를 받아 4급 직위에서 5급으로 강등돼 ‘일반 직원’ 신분으로 퇴사했다고 한다. 공사 측 관계자는 “징계와 퇴사 사유는 개인 정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면서 “징계 사유는 대장동 개발사업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현재 휴업 상태다. 중앙일보는 관련 입장을 듣고자 정 변호사에게 수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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