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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공매도 기한 60→90일…‘기울어진 운동장’ 공평해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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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오는 11월부터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위해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릴 수 있는 기간이 한 번에 최장 90일로 늘어난다. 필요하면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주식을 빌려주는 증권사는 현재 19곳에서 28곳으로 확대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개인 투자자 공매도 접근성 제고 방안’을 23일 발표했다.

현재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리려면 1회에 한해 최장 60일까지만 가능하다. 대여 기간을 연장하려면 일단 주식을 상환한 뒤 다시 빌리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반면 기관 투자가나 외국인은 주식 대여 기간에 제한이 없다. 그동안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가 기관·외국인에게 유리한 구조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주장을 폈던 이유 중 하나다.

시장 전체 공매도 상위 종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장 전체 공매도 상위 종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금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 넘게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를 중단했다가 지난 5월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공매도 재개 이후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730억원이었다. 지난해 3월 공매도 중단 이전에는 하루 평균 6542억원의 공매도가 이뤄졌다.

주식시장의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월 공매도 중단 이전 4.8%였다. 지난 5월 공매도 재개 이후에는 2.2%로 낮아졌다. 지난해 1~3월 13조7000억원이었던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5월 이후 26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개인투자자 공매도 상위 종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개인투자자 공매도 상위 종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개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10억원이었다. 지난해 3월 공매도 중단 이전(78억원)과 비교하면 41%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5월 공매도 재개 이후 지난 17일까지 공매도를 가장 많이 한 종목은 카카오(551억원)였다. 이어 HMM(391억원)·SK바이오사이언스(317억원)·삼성바이오로직스(267억원)·SK이노베이션(251억원)이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상위 종목에 꼽혔다. 외국인과 기관을 포함한 공매도 상위 종목은 카카오(2조860억원)·삼성전자(1조9398억원)·HMM(1조8369억)·SK하이닉스(1조4208억원)·LG화학(1조3012억원)의 순이었다.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빌렸다가 상환하는 기간은 평균 9일이었다. 지난해 3월 공매도 중단 이전에는 기관의 주식 대여 기간이 평균 64.8일, 외국인은 평균 75.1일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대여 기간은 1~5일(37.1%)이 가장 많았다. 당일에 주식을 빌렸다가 갚는 비중도 26.7%를 차지했다. 주식을 빌렸다가 한 달 넘게 갚지 않는 비중은 9.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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