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언론에 재갈 물리겠다는 與

여당 언론중재법 고친다더니, 징벌적 손배 대상 확대 ‘개악’

중앙일보

입력 2021.09.24 00:02

업데이트 2021.09.24 01:10

지면보기

종합 12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왼쪽)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여야 협의체 9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왼쪽)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여야 협의체 9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임현동 기자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8인 협의체’ 9차 회의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제안이 우리 측 수정안에 거의 다 담겼다”(김용민 의원)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기존보다 더 많이 후퇴한 위헌적 대안”(최형두 의원)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유지했다.

민주당이 지난 17일 제시한 수정 대안의 핵심은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진실하지 아니한 보도’라는 문구를 새로 삽입한 것이다. ‘허위의 사실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조작한 정보를 보도하거나 매개하는 행위’(2조)로 규정했던 ‘허위·조작 보도’ 개념을 삭제하고 그 대신 ‘진실하지 아니한 보도’를 징벌 대상으로 적시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곧바로 “기존 안보다 징벌 대상이 훨씬 넓어졌고 고의·중과실이 없다는 입증 책임을 언론 등에 지움으로써 입증 책임도 전환했다”(전주혜 원내대변인)는 주장이 나왔다. 원고가 ‘진실하지 아니함’만 입증하면 피고(언론사)는 ‘고의·중과실 없음’을 입증해야 돼 사실상 언론사의 입증 책임 부담이 더 커졌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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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사단법인 오픈넷의 손지원 변호사도 “당초 민주당에 고의·중과실 추정 규정을 삭제하라고 요구한 이유는 ‘합리적 근거 없이 언론사들을 불리하게 대하지 말라’는 취지였다”며 “그런데 이번 대안은 오히려 한정적이었던 추정 규정을 확대해 모든 소송에서 언론사에 입증 책임을 지우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비판의 이유 자체를 이해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예고한 27일이 다가오면서 정치권 안팎의 비판은 다시 커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대한민국 언론 및 표현의 자유 침해를 우려하는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서 “전문가들은 언론중재법이 과잉금지 원칙, 명확성 원칙, 비례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8인 협의체 활동 시한인) 오는 26일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다. 27일 통과시켜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결국 본회의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여당의 전원위원회 소집 충돌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민주당 내에도 “이제 와 강행 처리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는가”(재선 의원)라는 예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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