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서 만난 여학생이 경찰? 디지털성범죄 위장수사로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22:09

업데이트 2021.09.23 22:15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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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성범죄를 수사할 때 신분을 숨기거나 위장할 수 있게 된다.

23일 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24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라 경찰은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자에게 접근해 범죄와 관련된 증거·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또 범죄 혐의점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학생 등으로 신분을 위장해 수사할 수 있다.

경찰은 법원 허가를 받으면 신분 위장을 위해 문서·전자기록 등을 작성·변경할 수 있다. 위장된 신분을 이용해 계약·거래하거나 성 착취물을 소지·판매·광고할 수도 있다.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유인·권유하는 ‘그루밍’ 행위를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위장수사는 지난해 사회를 경악시킨 박사방·n번방 등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계기로 논의가 본격화했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대화방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은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4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경찰청은 개정 법률이 올해 3월 공포된 뒤 6개월간 여성가족부·법무부와 협의해 위장수사에 필요한 시행령을 마련했다.

시행령에는 위장 수사를 할 때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않은 자에게 범의를 유발하지 않아야 하며, 피해 아동·청소년에게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경찰청은 전국 시도 경찰청에 근무하는 경찰관 중 위장수사관 40명을 선발했다.

경찰청은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 점검단’을 운영해 문제점·보완 사항을 점검하고 위장수사관을 늘리기로 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위장수사를 통해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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