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장동 원주민 분노 "땅값 후려쳐놓고···적반하장"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19:00

업데이트 2021.09.24 14:49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개발사업에 참여한 자산관리회사 '화전대유'의 소유주를 묻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개발사업에 참여한 자산관리회사 '화전대유'의 소유주를 묻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원주민 상대로 땅장사 해놓고 그런 적반하장은 또 없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서 수십 년 살았던 ‘원주민’ A씨의 말이다. A씨는 ‘대장동 개발사업’(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던 2016년 12월 성남시로부터 평당 300만원 정도 보상을 받고 땅을 팔았다고 한다. “당시 평당 600만원 정도 하는 땅을 300만원에 팔았다. 원주민 대다수는 성남시로부터 45~50% 정도 보상을 받았다”는 게 A씨 주장이다.

원주민들의 뒤늦은 후회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개발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대장동 개발사업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민·관 합작으로 추진됐다. 이 지사는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나 그 관계사의 수천억원대 배당에 대한 특혜 의혹에 대해 “민간개발 특혜 사업을 막고 5503억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원래 이 지역에 살다가 땅을 판 원주민들의 생각은 크게 달랐다.

A씨는 지난 21일 경기도 용인시 모처에서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화천대유 대표가 (땅 수용 등 지주작업에 따른) 보상 민원이 큰 것처럼 언론에 얘기했는데 당시 분위기는 그런 게 절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시가 2014년에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죽기 살기로 만들어서 토지 수용을 거의 강제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거액을 배당받은 근거로 토지 보상 민원 등 토지 수용 리스크가 컸다는 점을 들었던 화천대유 측의 설명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다음은 A씨와의 주요 문답.

화천대유 대표는 민원 리스크가 컸다고 했다.
“내 앞에 있으면 (대표에게) 정말 묻고 싶다. 600만 원짜리 땅을 300만원에 팔았다. 화천대유가 (민원을) 감당한 것도 아니지 않나. 성남시가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해서 토지 수용을 거의 강제로 했다. 안 팔수가 없었다.”  
안 팔수가 없었다는 말이 어떤 뜻인가. 
“빨리 이사를 하면 (원주민에게) 2억원을 준다고 했다. (우리는) 공권력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나간 거다. 안 나갈 사람이 어디 있나.” 
사업에 리스크가 없다고 보는지.
“당연히 없었다. (그걸 알고) 시가 나서서 주도한 사업이었다.”
성남의뜰이 생기고 나서 달라졌나.
“페이퍼컴퍼니(성남의뜰)가 한다고 하니까, 원주민들은 ‘안 된다’고 했다. 말만 공영개발이라는 걸 원주민은 다 알았다. 여기는 오래전부터 ‘사기꾼’(민간업자)이 어슬렁거리던 땅인데, 결국 그들에게 다 돌아간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누군지) 지금은 말 못한다.”
이기인 성남시의원 페이스북.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기인 성남시의원 페이스북. 사진 페이스북 캡처

성남시는 민·관 합동 개발에 의미 부여를 하는데.

“(민·관이) 아니라고 우리가 계속 항의했었다. 어떻게 그게 민·관 합동인가. 계속 업자들이 드나들던 땅이고 우리는 문제를 제기했었다. 시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정말 몰랐다고 할 수 있나.”

최근 보도 이후 심정은.

“주변에서 다들 (시에) 사기당했다고 고소하라고 한다. 당시 우리가 시를 상대로 하기엔 힘이 없어서 당했는데 피눈물 나고 억울하지. 집단행동도 생각 중이다.”

A씨의 주장대로 성남시가 민간업자들의 리스크를 감당해줬다는 지적은 전문가들도 제기하고 있다.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는 성남의뜰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인허가 지원 업무수수료’와 ‘보상업무 재위탁수수료’ 등을 지급한 감사보고서 내용에 주목했다. 그는 “가장 큰 리스크인 지주 작업과 인허가 지원은 (성남의뜰이나 화천대유가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했다”고 말했다. 이기인 성남시의회 의원도 “당시 대장동 보상에 따른 민원은 오롯이 성남시가 감당했다. 성남의뜰이나 화천대유는 일절 상관없다”고 말했다.

A씨의 주장과 관련해 화천대유 측은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에 따른 보상액 결정은 토지보상법이 정한 대로 3인의 감정평가사가 실시한 감정평가액의 평균으로 결정되었으며 산정된 보상액은 토지소유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성남시가 보상에 따른 민원을 감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성남의뜰의 AMC(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가 보상에 관한 모든 절차, 보상금 집행, 민원의 처리 등을 전적으로 담당하였으며 성남시나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그 어떤 보상과 관련한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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