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때린 이재명…그의 정책 멘토는 전국 58억 부동산 소유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18:43

업데이트 2021.09.23 19:02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은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서울·경기·강원·충청 등에 다수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위 공직자의 다주택 보유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낸 이 지사의 입장과 배치되는 행보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원장은 23일 대선 캠프 정책본부장에서 물러났다.

서울·경기·충남·강원 등에 토지·건물 소유

경기도보에 고시된 공직자재산등록사항공고 등에 따르면 이 전 원장은 자신의 재산으로 총 58억9533만9000원을 신고했다. 건물 42억1006만4000원과 토지 8억4923만5000원이다.

이 전 원장 본인 단독 명의로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아파트(재건축 추진 중)를 가지고 있었고, 부인과 공동명의로 성남시의 아파트를 소유했다. 충남 천안시에도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3월 매각했다고 한다.

이 전 원장의 부인은 수원시의 아파트를 비롯해 서울 용산구 상가, 화성시에 근린생활시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과 차남도 서울 영등포구와 남양주시에 상가와 자동차 관련 시설 등을 가지고 있다.

이들 가족은 토지도 9개 필지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전 원장 본인 명의로 강원도 횡성군과 경기도 양평군, 서울 영등포구, 충남 천안시에 6필지를 보유했고 부인 명의로 양평군에 2필지, 차남 명의로 남양주시에 1개 필지(도로)를 가지고 있었다. 이 중 이 전 원장이 보유한 강원 횡성군 밭(4245㎡)는 2015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가족 법인 설립…이재명 부동산 정책과 배치 지적

이 전 원장은 2017년 2월 가족 법인인 ‘리앤파트너즈’를 설립했다. 이 법인에는 이 전 원장의 부인이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부동산 임대업과 경제·경영 컨설팅업, 부동산 매매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신고했다. 이 전 원장과 두 아들이 공동으로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전 원장은 가족 법인을 설립한 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성남시 분당구 상가(2개 호실 282㎡) 소유권을 ‘리앤파트너즈’로 넘겼다. 매각했다고 밝힌 천안시 단독주택의 소유권도 가족 법인에 증여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증여세 등을 줄이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편법 증여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이 지사가 추진해 온 ‘공직자 부동산 백지 신탁제’에도 위배된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해 7월 경기도 4급 이상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 등에게 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매도할 것을 권고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1월 1일 자로 단행한 4급 이상 승진 인사에 다주택자를 1명도 포함하지 않았다. 지난 6월에는 주택 보유 현황을 허위로 제출해 승진한 4급 서기관의 직위를 해제하고 승진 취소 등 중징계를 추진했다.

이 전 원장 “캠프 정책본부장 사임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이 지사의 정책 멘토이자 캠프 정책본부장을 맡은 이 전 원장이 다주택자로 드러난 것이다. 이 전 원장은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 주택·금융·소득 등 ‘기본 시리즈’ 설계자로 이 지사의 최측근이다.

이 전 원장은 강원도 횡성군 농지법 위반에 대해선 “선산을 매각할 당시 임야로 알고 매입했던 것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묵은 밭이었다”고 해명했다.

가족 법인 설립에 대해선 “세무사가 ‘임대업을 하려면 법인을 세우라’고 권해 설립했다”며 “증여할 수 있는 범위(5000만원) 안에서 증여했고, 세금 등 낼 것은 다 냈다. 편법 증여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23일 이재명 캠프 정책본부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캡처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23일 이재명 캠프 정책본부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캡처

이 원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며 “경기연구원장이라는 공직자가 되기 전의 일이고, 투기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지만 이 지사의 대장동 공적이 오히려 의혹으로 둔갑해 공격받는 상황 속에서, 정략적인 모략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막기 위해 캠프 내의 정책본부장 직함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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