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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영화계 대부’ 멜빈 반 피블스 감독 별세…영화계 애도

중앙일보

입력

멜빈 반 피블스 감독. AFP=연합뉴스

멜빈 반 피블스 감독. AFP=연합뉴스

흑인 영화계 대부 멜빈 반 피블스 감독이 별세했다. 향년 89세.

22일(현지시간) CNN, 버라이어티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피블스 감독은 지난 21일 저녁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들이자 배우인 마리오 반 피블스는 이날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며 “아버지는 흑인들에게도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1000가지 말보다 하나의 이미지가 중요하다면 영화의 가치는 무엇이겠나, 우리(흑인들)는 (영화 속에서) 성공한 우리를 보길 원했고, 자유로워진 우리를 볼 필요가 있었다”며 과거 흑인을 악당으로만 그리던 영화계 관행을 부순 아버지를 추모했다.

피블스 감독은 1970년대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장르를 시작한 영화감독으로 꼽힌다.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은 교외에 거주하는 흑인을 주 관객층으로 설정하고 흑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주로 부패한 경찰이나 관리로 설정된 백인 캐릭터와 맞서는 내용의 영화를 일컫는다.

피블스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으며 출연까지 하는 등 사실상 모든 일을 도맡아 제작한 1971년작 ‘스위티 스위트백스 배다스 송’이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의 사실상 첫 작품으로 평가됐다.

피블스 감독은 자신을 ‘흑인 영화의 로사 파크스’로 여겼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로사 파크스는 1955년 버스에서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지시를 거부해 인종분리에 저항하는 ‘버스보이콧’을 이끈 민권운동가다.

버라이어티는 멜빈 반 피블스의 대표작 ‘스위트 스위트백스 배다스 송’에 대해 “(당시 다른 영화들 보다)몇 배는 더 획기적인 영화”라고 표현하며 멜빈 반 피블스 감독이 직접 제작비를 구하고 배급한 이 영화가 현대 인디 영화의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고 평했다.

‘문나이트’의 배리 젠킨스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는 매 순간 모든 프레임을 최대한 활용했다, 고백하건대 내가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낸 마지막 때는 수년 전이었지만, 그날 밤 그는 완전히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며 즐거워했다, 그는 완전히 살아있었다”고 애도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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