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내사만 5개월째…경찰,“신중 기해야”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18:10

업데이트 2021.09.23 20:59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에 대한 경찰의 내사(입건 전 조사)가 5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 규정상 내사는 최대 6개월까지 진행할 수 있지만, 다른 사건과 비교했을 때 늦장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늦장’ 지적에…경찰 “사안 복잡” 

내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 용산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23일 “2019년 이후 업체 내부 자금 흐름과 대주주·대표 등의 횡령·배임 혐의점을 살펴보고 있다”며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라 더는 구체적인 얘기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용산서는 최근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를 한 차례 소환 조사했다. 이 회사 대주주인 언론인 출신 김모씨에게도 출석 통보를 한 상태다. 아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7일엔 내사 주체를 경제팀에서 규모가 더 큰 지능팀으로 바꿨다. 현재 7명이 투입됐으며 기존 경제팀도 조사를 돕고 있다고 한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소속된 자금추적팀은 이날부터 용산서를 지원하기로 했다. 총 4명으로 최대 인원이라는 게 서울청 관계자 설명이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이 공론화되고 나서야 내사에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경찰 관계자는 “복잡하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그동안 여러 기초적인 조사를 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애초 화천대유 특혜 시비와 관련한 게 아니라 FIU에서 통보한 계좌 거래 내역 확인하라는 게 내사 목적이었다”면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진 데 따라 사건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수사력을 모을 예정이다. 내사 종기도 단정 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경찰서 전경. 중앙포토

서울 용산경찰서 전경. 중앙포토

“대여금 수령자와 수령 명목이 관건”

일부 수사 전문가 사이에서는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경찰청에 넘긴 자료만으로는 ‘사건인지’ 단계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의 한 간부는 “지난 4월 FIU가 경찰청에 공문을 보냈을 당시 거액의 현금이 빠져나갔으니 범죄 관련성이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을 것”이라며 “현재는 대여금 용도가 무엇인지, 자금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 알아보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혐의 없이는 회사 회계처리 내역이나 금융 계좌 등 분석에 필요한 영장도 받을 수 없으니 정황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경찰은 화천대유의 대여금이 현금 인출된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경찰 관계자는 “대여금을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인출한 건 자금 사용처 등을 숨기려는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현금 인출 시엔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성문 “경찰 조사서 대여금 소명”  

경찰은 회사와 개인 간 채권·채무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이성문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 조사받으러 가니 회사로부터 돈 왜 빌렸나, 어떻게 갚았나 등 묻더라”며 “개인적 이유로 돈 빌렸고 이후 이자까지 쳐서 다 갚았다는 소명 자료 제출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 4월 올라온 화천대유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대주주 김씨에게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473억원을 빌려줬다. 이 대표는 2019년 26억8000만원을 회사에서 빌렸다가 갚았고, 2020년에는 이 대표를 포함한 일부 경영진이 12억원을 다시 빌렸다.

경찰청은 같은 달 FIU로부터 화천대유의 2019년 금융거래 내역 중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이 발견됐다는 공문을 받았다. 이 자료는 서울경찰청으로 넘어갔고 조사 대상자 거주지 등을 고려해 용산서가 내사를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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