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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조 원 규모…中 밀크티와 함께 뜨는 '이 시장'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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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설립된 중국 베이커리 브랜드 모모뎬신쥐(墨茉點心局, 이하 ‘모모’)가 올해 3월 캐피털 투데이(Capital Today·今日資本)로부터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중국 기업 정보 플랫폼 치차차(企查查)에 따르면 모모는 칭류(清流) 캐피털, 위안징(元璟) 캐피털 등으로부터 여러 차례 투자를 받아왔다. 모모의 현재 시장 가치는 약 20억 위안(3637억 8000만 원)으로 추정된다.

[사진 墨茉點心局 공식웨이보]

[사진 墨茉點心局 공식웨이보]

자본 시장의 주목을 받은 중국 베이커리 브랜드는 모모뿐만이 아니다. 올들어 후터우쥐자다빙항(虎頭局渣打餅行, 이하 ‘후터우쥐’), 화무쯔(花木子), 바바탕(爸爸糖) 등 새로 등장한 중국 베이커리 브랜드가 잇따라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사진 소후닷컴]

[사진 소후닷컴]

중국 베이커리 브랜드의 이 같은 인기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궈차오(國潮, 자국 브랜드 소비를 선호하는 중국 트렌드) 현상과 맥을 함께 한다.

중국 온라인매체 제몐(界麵)신문 조사에 따르면 75%의 중국 베이커리 브랜드 소비자가 20~35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은 중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맛을 그대로 베낀 음식이 아닌 색다른 맛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등장한 중국 베이커리 브랜드가 중국 전통 간식에 서양 스타일을 가미한 이유기도 하다.

일례로 모모는 이미 궈차오 마케팅으로 2030세대에게 인기를 얻은 밀크티 브랜드 차옌웨써(茶顏悅色)와 콜라보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으며 매장 인테리어 역시 전통적인 분위기로 꾸몄다. 브랜드 로고에도 중국 전통문화 요소를 사용하는 등 전통미(美)를 한껏 강조했다. 여기에 강렬한 색조 등 패셔너블한 디자인 요소를 더해 ‘힙한 감성’을 자아냈다.

메뉴는 중국 전통 간식과 서양 디저트를 결합한 디저트로 구성됐다. 모모의 시그니처 메뉴는 밀크 커피 모찌로 슈크림과 케이크 등도 인기다. 젊은 세대의 취향이 여실히 나타난 메뉴라 할 수 있다.

[사진 知乎]

[사진 知乎]

[사진 知乎]

[사진 知乎]

이 밖에도 모모는 마케팅 활동으로 다양한 테마의 민속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올해에는 창사(長沙)에 200㎡ 규모의 그림자극 테마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모모 설립 1년 전 이미 상하이에 뿌리내린 후터우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후터우쥐의 창업자이자 CEO인 후팅(胡亭)은 중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브랜드명을 지을 때 소비자에게 ‘중국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바로 느껴질 수 있는 명칭을 짓고 싶었다고 밝혔다.

메뉴 역시 모모와 비슷하게 중국 전통 간식과 서양 디저트를 결합한 게 주를 이룬다. 다만 후터우쥐는 중국 전통 간식의 맛에 좀 더 비중을 둔 것이 특징이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知乎]

[사진 知乎]

모모와 후터우는 젊은 세대가 자주 방문하는 상업지구와 쇼핑센터에 주로 입점했다. 또 이들 브랜드는 기존에 박스 형태로 전통 간식을 팔던 방식에서 ‘낱개 판매’로 바꿨다. ‘여러 종류를 사서 다양한 맛을 먹어보는 것을 좋아하는’ 2030세대를 저격한 것이다.

라오쯔하오(老字號·오래된 전통 브랜드) 역시 궈차오 트렌드에 힘입어 2030세대를 노린 마케팅으로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베이징다오샹춘(北京稻香村)은 지난해 3월 단오절에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캐릭터를 새긴 우두빙(五毒餅·다섯 가지 독충 모양으로 빚어 단오절에 먹는 음식)을 출시했다. 고궁타오바오(故宮淘寶)와 손잡고 중국 추석인 중추절(中秋節) 기념 월병 세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베이징다오샹춘(北京稻香村)이 선보인 우두빙(五毒餠) [사진 海外網]

베이징다오샹춘(北京稻香村)이 선보인 우두빙(五毒餠) [사진 海外網]

베이징다오샹춘(北京稻香村)이 선보인 우두빙(五毒餠) 패키지. [사진 海外網]

베이징다오샹춘(北京稻香村)이 선보인 우두빙(五毒餠) 패키지. [사진 海外網]

쑤저우다오샹춘(蘇州稻香村)은 올해 3월 쑤저우에 궈차오 체험 매장을 열었다. 이곳에서 졸정원, 창랑정 등 쑤저우 유명 관광지가 새겨진 쑤저우 전통 간식을 맛볼 수 있다. 직접 경험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2030세대 소비자들을 고려한 마케팅이다.

중국 베이커리 브랜드 신성부터 라오쯔하오까지 적극적인 궈차오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해당 개념이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업그레이드 관점에서 중국 소비자의 베이커리 분야 소비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으나 다른 동아시아 국가인 한국과 일본보다 대중화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유로모니터 통계에 따르면 2029년 중국 본토의 1인당 베이커리 제품 소비량은 7.3㎏으로 프랑스(63.1㎏)와 미국(30.3㎏)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홍콩, 싱가포르, 일본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단순히 1인당 소비량만 고려할 경우, 향후 중국 본토의 베이커리 시장은 3~4배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2021년 베이커리 산업 발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베이커리 산업의 시장 규모는 2358억 위안(42조 8896억 6200만 원)으로 전망된다. 2015~2019년 시장 성장률은 9%를 넘어 전 세계 베이커리 산업 시장 성장률을 웃돈다. 중국 베이커리 시장은 향후 5년간 약 7%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중국 베이커리 업계 시장 규모 추세 (단위: 억 위안)〉, 〈중국과 전 세계 베이커리 시장 성장률 비교(빨간색 선이 중국, 점선이 전 세계 시장 규모 성장률 추이)〉 [사진 Euromonitor]

왼쪽부터 〈중국 베이커리 업계 시장 규모 추세 (단위: 억 위안)〉, 〈중국과 전 세계 베이커리 시장 성장률 비교(빨간색 선이 중국, 점선이 전 세계 시장 규모 성장률 추이)〉 [사진 Euromonitor]

긍정적인 시장 전망 덕분에 모모와 후터우쥐 등 베이커리 브랜드 신성에 대한 IPO도 기대된다. 실제로 여러 차례 자금 조달을 완료한 모모와 후터우쥐는 매장을 중국 전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다만 변화가 빠른 2030세대의 소비력에 기댄 왕훙 브랜드의 성공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14년 치즈케이크로 젊은 세대에 인기를 얻었던 엉클테츠(uncle tetsu·徹思叔叔)와 루이커예예(瑞可爺爺) 매장은 더 이상 찾기 힘든 수준이며 ‘베이커리 업계 1위’를 고수하던 크리스틴(Christine·剋莉絲汀) 역시 매장 수가 급격히 줄었다.

올해에는 21년 역사를 지닌 항저우 소재 베이커리 체인 브랜드 프리모리(FreeMori·浮力森林)가 매장과 공장을 폐쇄한 상황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베이커리 브랜드 신성 역시 이들 자취를 따라갈지 두고 볼 일이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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