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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바이든, ‘핵잠 파동’ 뿔난 마크롱에 전화…내달 정상회담 연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17:19

올해 6월 벨기에 브리셀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6월 벨기에 브리셀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인도 태평양 전략의 새 포석 ‘오커스(AUKUS, 미국ㆍ영국ㆍ호주)’ 체제 발족에 ‘뒤통수’ 맞은 프랑스를 부랴부랴 달래기에 나섰다.

미·호주 거래에 프랑스 계약 파기당해
佛 "트럼프 같다", 주재국 대사도 소환
바이든, 전화로 "인태 전략 파트너" 확인
"23일 미·불 장관 회담, 내달 정상회담"

미 백악관과 프랑스 엘리제궁은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양측이 현 사태에 관한 “심도 있는 협의”를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두 정상은 내달 유럽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현재 프랑스 본국으로 귀국한 필리프 에티엔 주미 프랑스 대사도 워싱턴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두 정상은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심도 있는 협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성명에는 “미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프랑스와 유럽연합의 참여는 특히 최근 유럽연합이 발표한 인태 지역 전략의 틀 내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며 “미국은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를 보완하는 보다 강력하고 유능한 유럽 방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특히 공동성명의 첫줄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통화가 이뤄졌다는 점이 명시됐다. 통상 정상 간 통화는 누가 요청했는지 밝히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최근 미국과 호주의 핵잠수함(원자력 추진 잠수’함) 기술이전 발표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노하고 있는 프랑스에 미국 측이 먼저 다가간 것이라는 점을 알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엘리제궁 측은 “이번 전화 통화는 유럽 동맹을 멀리한 미국의 선택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단순한 말이 아닌 구체적 조치를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왼쪽 화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화상으로 신안보협력체제인 '오커스(AUKUS)' 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왼쪽 화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화상으로 신안보협력체제인 '오커스(AUKUS)' 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앞서 지난 15일 바이든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3자 화상회담을 열고 ‘오커스’ 안보 협력을 발표했다. 핵심은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원자력 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키로 하는 것이었다. 중국의 해양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깜짝 카드로 풀이됐다.

호주와 이미 2016년 900억 호주 달러(약 77조원ㆍ560억 유로) 규모의 잠수함(디젤) 기술이전 거래를 맺고 있었던 프랑스로서는 미국에게 뜬눈으로 거래를 뺏기게 됐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단순히 액수가 문제가 아니다”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그간 프랑스는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지난 5월에는 미국ㆍ호주ㆍ일본과 함께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프랑스 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지난 16일 ‘인태 지역 내 협력을 위한 전략’ 청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발표는 비슷한 시기 미국의 ‘오커스’ 발표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커스 발족으로 미국의 전통 동맹인 나토 국가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프랑스 외교ㆍ국방장관은 즉각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선택이 유감스럽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트럼프(전 대통령)가 한 것과 같다. 잔인하고 일방적”이라고 맹비난했다. 호주를 겨냥해선 “등에 칼을 꽂았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워싱턴 주재 프랑스 대사와 호주 캔버라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대사 소환은 외교적 항의 가운데 매우 높은 수위의 항의 수단이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오커스 발표 7일 만에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언론 브리핑에서 “두 정상의 통화는 30분 간 이뤄졌고, 분위기는 우호적(friendly)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ABC뉴스는 백악관과 엘리제궁이 발표한 영어ㆍ프랑스어 성명이 미묘하게 차이가 났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의 성명문에는 “프랑스와 유럽 파트너들의 전략적 관심 이슈에 관한 동맹국들 간 공개적인 협의는 상황에 이득이 되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돼 있는 문구를 프랑스 측은 “공개적인 협의는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는 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면서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인 USS 오클라호마시티(SSN-723). [미 해군·AP=연합뉴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인 USS 오클라호마시티(SSN-723). [미 해군·AP=연합뉴스]

이번 발표에 미ㆍ불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장소는 포함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유엔 기후변화(COP26)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를 방문하는 일정이 잡혀있어 이 시기가 유력하다. 구체적인 조율을 위해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과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23일 뉴욕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회의 참석차 만날 예정이다.

호주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프랑스 정부가 호주 주재 프랑스 대사의 복귀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모리슨 호주 총리는 언론에 “(프랑스의)상처와 실망을 이해한다”며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의 통화 시도를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다. 앞서 엘리제궁도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통화는 예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모리슨 총리는 “우리의 문은 활짝 열려 있고, 인내를 갖고 기다리겠다”면서도 “나는 호주의 국가 안보 이익에 따라 행동했기에 이번 일이 프랑스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지라도 사과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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