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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귀성 여파' 하루 1794명…연휴 끝나자 선별진료소 '북새통' 됐다

중앙일보

입력

23일 오전 9시 강원도 춘천시보건소 내 선별진료소. 이른 아침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어린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 20대 청년, 군인까지 200여명에 길게 줄을 서 기다렸다. 이들은 “추석 연휴 기간에 가족 등 잦은 접촉에 따른 불안감이 생겨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23일 오전 강원 춘천시 중앙로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시민들은 추석 연휴기간 잦은 접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감염을 우려해 선별진료소를 찾고 있다. 박진호 기자

23일 오전 강원 춘천시 중앙로 춘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시민들은 추석 연휴기간 잦은 접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감염을 우려해 선별진료소를 찾고 있다. 박진호 기자

"선별진료소 아침부터 북새통" 

A씨(43)는 “추석에 고향에 다녀왔는데 목과 귀가 아프더니 냄새까지 잘 맡지 못하고 있다”며 “아침 일찍 회사에 연락하고 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출근 첫날인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춘천시보건소 등에서는 973명이 진단검사를 받았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많은 시민이 선별진료소로 향하고 있다. 명절 기간 많은 이동과 접촉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전국 확진자는 2087명(18일)→1909명(19일)→1604명(20일)→1729명(21일)→1720명(22일)→1716명(23일)으로 하루 평균 1794명에 달한다.

실제 연휴 기간 방문객 접촉 이후 확진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또 백신 접종 이후 감염되는 돌파감염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 "연휴끝나 확진자 증가할 듯"
서울에서는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2일 8만1599명이 검사를 받았다. 전날인 21일 5만2834명보다 3만명 가까이 늘었다. 최근 보름 동안 검사인원이 8만명을 넘긴 적은 없었다. 추석 연휴 고향 방문에 나섰던 시민들이 집에 돌아온 후 대거 검사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2일 동서울터미널과 수서 SRT 기차역을 연이어 방문해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시민에게 선제검사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2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민회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을 비롯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예방접종을 앞두고 문진을 받고 있다. 뉴스1

2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민회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을 비롯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예방접종을 앞두고 문진을 받고 있다. 뉴스1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연휴 동안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고, 지역 간 이동량도 늘어 확진자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청앞 광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도 23일 이른 아침부터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 발길이 이어졌다. 대전시 관계자는 “평소에도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확진자가 다소 느는 추세를 보였다”며 “긴 연휴를 보낸 만큼 확진자 수가 일시적으로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충북에서는 추석 당일인 지난 21일 7045명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은 데 이어 22일에는 1만970명이 선별진료소·검사소를 찾았다. 추석 전날인 20일 검사자 4100명과 비교하면 각각 71.8%, 167.6% 증가했다. 충북에서는 닷새간의 추석 연휴 때는 하루 평균 30명꼴인 150명이 확진됐는데, 일상생활 복귀가 시작된 23일 오전 11시 기준 38명이 확진됐다.

강원서는 귀성객 등 접촉 감염 늘어 
강원에서는 추석 연휴 귀성객 등과 접촉한 확진자가 잇따랐다. 강원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확진자 30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 등 방문자와 접촉한 감염자는 15명이다.

지난 22일 대전시청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김방현 기자

지난 22일 대전시청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김방현 기자

추석을 맞아 인천에서 춘천 외가를 방문한 유아 2명과 외조모 등 일가족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춘천에 사는 외국인 부부 2명이 기침 등 증상으로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강릉 확진자 중에는 초등생 2명을 비롯한 일가족 4명, 부산의 확진자 가족과 접촉한 모자 2명 등 가족 간 감염이 잇따랐다. 경기도에 사는 일가족 3명도 추석 연휴 평창 부모 집에 왔다가 발열 등의 증상으로 검사를 받고서 확진 판정을 받아 평창 확진자로 분류됐다. 추석 연휴 5일 동안 강원 지역 확진자는 총 176명으로 집계됐다.

연휴, 돌파 감염자도 속출 
연휴 기간 돌파 감염자도 속출했다. 대전에서는 지난 19일 확진자 49명 가운데 11명이 돌파 감염자였다. 이어 20일에는 44명 가운데 13명, 21일에는 16명 중 1명, 22일에는 43명 가운데 5명이 이에 해당했다. 대구에서는 사우나와 체육시설 관련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구 서구 사우나 관련 누적 확진자는 100명에 근접하고 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2일 오전 제주시보건소 내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2일 오전 제주시보건소 내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방문객 지난해 추석보다 크게 늘어 
이런 가운데 제주에는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6일간 동안 25만880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하루 평균 4만1813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3만1250명보다 33.8% 증가했다. 이 기간 제주 확진자는 40명으로, 하루 6.7명꼴이었다.

제주는 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 인원은 4명까지, 백신 완료자를 포함하면 최대 8명까지 허용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거리두기를 하향 조정했지만, 추석 연휴 기간 이동 인구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2주일간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도 24일부터 6명까지 사적 모임을 허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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