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도태평양 사령관 만난 文 "대화엔 강한 안보 뒷받침돼야"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를 위해서 필요한 외교와 대화에는 강한 안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 회의실에서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회의실에서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만나 “(강한 안보의)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인도태평양사령부”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에 대해 “한ㆍ미는 철통같은 동맹 관계로, 미군은 한국을 위해 언제든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있는 미군 장병을 잘 보살펴 주셔거 감사하다.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ㆍ북ㆍ미 또는 남ㆍ북ㆍ미ㆍ중이 참여하는 종전선언을 제안하며 임기 말 대북 대화를 재개할 뜻을 피력했다. 그런데 대화 의지를 밝힌 유엔총회 참석 직전인 지난 15일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이례적으로 직접 참관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북한의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국방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강한 신념”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문 대통령이 만난 아퀼리노 사령관은 주한미군은 담당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국회 국방위원회 대표단의 미국 방문 때 “현재 추가 계획은 없지만 북한의 위협이 중가되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포대의 추가 배치가 논의될 수 있다”며 “미국 단독으로 진행하지 않고 대한민국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다만 이날 접견에서는 사드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유해 인수식과 관련 “세계 각지에서 전사한 장병들을 끝까지 찾아 발굴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 정부 역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참전용사의 유해 발굴과 송환을 국가의 중요한 책무로 여기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은 한국전쟁에서 한국군과 함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피흘린 미군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날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석주ㆍ고(故) 정환조 일병이 장진호전투에서 전사한 사실을 언급하며 “장진호전투는 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여기에서의 값진 승리 덕분에 흥남철수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고, 나의 부모님은 그때 미군의 도움으로 남쪽으로 올 수 있었으며,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헌화 후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부모는 흥남철수 때 미군 수송선을 타고 탈출한 피란민으로, 문 대통령은 당시 피란민 수용소가 있던 거제에서 태어났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