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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오르네…전기요금도 올리고, 물가도 오른다

중앙일보

입력

8년 만에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소비자물가 등 서민 살림에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전기료 인상을 미뤄왔지만, 치솟은 발전 연료비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다.

23일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10~12월(4분기) 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h(킬로와트시)당 3원을 올린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이래 첫 인상이다.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된 23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설치돼 있는 전기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된 23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 설치돼 있는 전기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분기에 전기요금을 동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상승률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 안정’을 이유로 들었다. 단 “하반기에도 연료비가 높게 유지되거나 연료비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 4분기에 연료비 연동분이 단가에 반영되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코로나·고물가 여전한데

4분기에도 코로나19 방역은 엄중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물가상승률은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국제 연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도 점점 증가했다. 한전에 따르면 발전 연료비로 쓰이는 유연탄·액화천연가스(LNG)·BC유 등의 가격은 3분기 내내 올랐다. 관세·개별소비세 등을 더한 연료비 세후 무역통계가격은 유연탄의 경우 ㎏당 141.76원(6월)→158.93원(8월), 같은 기간 LNG는 548.04원→654.72원, BC유는 558.78원→579.78원으로 상승했다.

전기요금의 인상은 도시가스 등 다른 공공요금 인상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분기까지는 한전이 요금을 동결했던 영향으로 8월 소비자물가 통계상 전기료는 전년 동월 대비 0.4% 저렴했다.

물가 올리는 요인들 줄줄이

한전의 부담만큼이나 소비자의 물가 부담도 큰 상황이다. 가장 최근 통계인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5개월째 2%대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기름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각각 전년 대비 20.8%, 23.5% 급등했다.

올해 남은 기간에는 물가를 끌어올릴 ‘상방 요인’이 많아 우려를 키운다. 통상 추석이 있는 달에는 소비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5차 재난지원금) 등 돈이 풀려 물가 상승 압력이 증가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2021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도입된 전력가격 연료비연동제도로 소비자물가는 더욱 상승할 수 있다”며 “단기간 내 유가・환율 급등 시에는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등도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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