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美 국방부에 코로나 진단키트 공급…최대 7000억대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지난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신속진단키트 개발에 2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언급하고 있다. [사진 셀트리온]

미국 군사시설 등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때 한국산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미국 국방부에 최대 7382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디아트러스트)를 공급한다”고 23일 밝혔다. 디아트러스트는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다.

셀트리온의 미국 자회사 셀트리온USA는 이르면 다음 달 1일부터 미국 내 2만5000개 지정 조달처에 디아트러스트 항원 신속 진단키트를 공급한다. 주요 조달처는 군사시설과 요양원, 지역검사소 등이다. 계약 기간은 내년 9월 16일까지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계약 금액은 최대 7382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내용이 계약에 포함돼 있다”며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한 미국 국방부 대규모 조달사업에서 한국 기업이 최대 규모 계약을 따낸 건 매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입찰에서 ‘미국산 우선 구매법(Buy American Act)’을 적용했다. 미국 기업의 제품 또는 미국 내 생산 제품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미국 연방정부 조달 시장에 입찰하는 기업의 낙찰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내용이다.

실제로 이 법을 적용한 기존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 공급 계약은 미국 일부 대형 다국적 제약사들이 선점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과 자유무역협정(FTA) 가입국이라는 점에서 최소 입찰 요건을 충족해 입찰에 참여했다.

셀트리온이 미국 국방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를 공급한다고 23일 밝혔다. [사진 셀트리온]

디아트러스트는 다른 신속 진단키트와 달리, 코로나19 바이러스의 N단백질과 S단백질에 각각 결합하는 두 가지 항체를 적용해 성능(민감도·특이도)을 개선한 제품이다. 추가 장비 없이 검사 후 감염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정확성은 민감도 93.3%, 특이도 99% 수준이다. 감염 여부 확인은 15분 이내에 가능하다.

다이트러스는 의료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제품(POCT·Point-Of-Care Test)과 의사 처방 없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가 진단키트(OTC·Over-The-Counter)로 구분한다. 이번에 공급하는 제품은 POCT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4월 POCT 제품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셀트리온은 “까다로운 미국 국방성 조달사업에 공급업체로 참여하면서 셀트리온의 기술력과 공급능력을 인정받았다”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공급계약 이행에 집중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이 미국 국방성에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23일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상장사 주가가 상승세다. 이날 오전 10시 47분 현재 셀트리온(28만6500원)은 전일 대비 3.99%, 셀트리온헬스케어(12만500원)는 2.38%, 셀트리온제약(16만2400원)은 5.73% 상승한 가격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